[부동산'후']'삼'심던 마곡동→지식산업단지로 개발→좌초 위기 극복하고 '부활'

#2005년 2월 입주가 시작된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마곡한솔솔파크' 59.81㎡(이하 전용면적)는 당시 분양가격이 3.3㎡당 850만원(공급면적 기준) 정도로 2억원 초반에 거래됐다. 이후 2007년 마곡지구 개발계획이 나오면서 서울의 마지막 남은 '금싸라기' 땅으로 자리잡으며 2009년 최고점을 찍었다.
국토해양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2009년 10월 최고가인 3억6500만원을 기록, 1억5000만원 이상 올랐다. 같은 아파트 84.87㎡도 분양가가 3억원이 안됐지만 2008년 8월 5억7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3~4년새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마곡지구 개발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올 7월 이 아파트 59.81㎡ 의 실거래가는 2억8500만원으로 떨어졌다. 84.87㎡도 3억6000만~3억7000만원 정도에 그쳤다. 최근엔 다시 3000만~4000만원씩 올랐다. 10년도 안된 이 아파트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삼' 심던 동네가 미래 '지식산업단지'로 탈바꿈
마곡동(麻谷洞)은 옛날 이 일대에 '삼'(마·麻)을 많이 심은 데서 유래됐다. 1963년까지는 김포군 마곡리로 불리다 서울시 확장으로 영등포구 마곡동이 됐다. 1977년부터는 영등포구를 분리해 강서구를 신설하면서 강서구에 속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 지역 일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서울에서 가장 서쪽에 치우쳐 있어 낙후한 지역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주로 논밭으로 사용됐고 서울 서남권 일대 하수처리를 담당하는 서남물재생센터가 있었다.
서울시는 1990년대 초 이 지역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1996년 개통된 지하철 5호선에 마곡역이 포함돼 있었음을 미뤄 짐작하건대 이 지역 개발을 오래 전부터 염두에 뒀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마곡역은 2008년에야 개통됐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마곡지구 개발이 미뤄져서다.
이같은 마곡지구 개발이 본격화된 것은 2007년 서울시가 마곡지구를 IT(정보기술)·NT(나노기술)·BT(생명공학기술) 등 미래 지식산업단지로 개발하고 관련 국내외 기업을 유치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이 발표 이후부터 집값도 덩달아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좌초' 위기에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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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부동산경기가 침체되고 서울시도 무리한 사업으로 인한 재정난을 겪으면서 마곡지구 개발사업 역시 좌초 위기로 내몰렸다.
이랬던 마곡지구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대기업들이 잇따라 입주의사를 밝히면서다. 마곡지구의 최대 장점은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한 일종의 자족도시로 만들어진다는 것으로 이미 LG·코오롱·이랜드·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을 포함해 38개 기업이 입주를 확정했다.
서울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원에 조성되는 마곡지구는 개발면적만 366만5000㎡에 달하는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로 주거단지(106만㎡)와 산업단지(190만㎡) 공원단지(70만㎡)로 구성됐다. 아파트만 2854가구며 이중 1593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마곡지구는 김포·인천국제공항이 가까워 국내외 주요 도시와의 연계성이 높다. 다른 택지지구들보다 교통여건이 잘 갖춰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하철 5·9호선, 공항철도 등 3개 지하철노선이 지나며 올림픽대로, 공항대로 등 도로교통망도 좋다.
지하철 9호선 마곡나루역도 내년 개통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5호선 마곡역도 지난 5월 시설확장 설계에 착수, 내년말 완료를 목표로 현재 출입구 추가 설치를 추진중이다. 이로 인해 주변 아파트값도 요동치는 모습이다.
마곡동 인근 M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마곡은 옛날에 허허벌판으로 다 버려진 땅이라고 업신여겼는데 지금은 가장 '핫'한 지역"이라며 "최근 몇 달새 수천만 원씩 집값이 올랐다"고 귀띔했다.

◇이젠 '금싸라기' 땅으로…주변 강서구 집값도 '들썩'
이런 분위기는 마곡지구 근처만이 아니었다. 그동안 외면받던 강서구 전체가 들썩이는 모습이다. 한강 조망, 양호한 서울 도심 접근성 등 좋은 입지와 지하철 9호선 개통과 마곡지구 분양 등으로 강서구가 서울의 새 주거타운으로 각광받는 것이다.
실제 마곡지구 인근 가양·방화동 중개업소를 돌아본 결과 최근 집값이 오르는 모습이다. 가양동 G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마곡지구 분양 이후 집값을 묻는 문의전화가 예전보다 2~3배는 많아진 것 같다"며 "강서구 인근 지역이 뛰어난 입지에도 저평가돼 있어 실수요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는 전반적으로 시세가 저렴한 편이다. 1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강서구 3.3㎡당 아파트 시세는 매매가가 1191만원, 전셋값이 769만원이다. 같은 면적 서울의 평균매매가 1551만원보다 23% 저렴하고 평균전셋값 891만원보다 24%가량 싸다.

방화동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도 "최근 여의도나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젊은 신혼부부들이 집값이 싼 강서구에 신혼집을 마련하기 위해 많이 찾아온다"며 "마곡에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 집값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오랜 경험상 마곡과 동반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도 마곡지구와 강서구를 밝게 전망했다. 조민이 에이플러스리얼티 팀장은 "지하철 9호선 급행으로 강남까지 20분 내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며 "한강조망도 가능하고 한강공원 등 주변 생활여건도 좋아 저렴한 가격 대비 살기에 훌륭한 곳"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