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영구인하 당정 합의]전문가들 "양도세 중과폐지 등 시급"

"취득세 영구 인하가 집값 상승까지 영향을 주지 못하고 단기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장기적인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추가 세제혜택이 동반돼야 합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4일 당정이 취득세 영구인하 적용시점을 대책발표일로 소급키로 결정함에 따라 전세에서 매매로 수요가 전환, 단기적으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소급 적용으로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구입을 미뤄왔던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치솟는 전셋값 때문에 취득세 인하를 기다린 실수요자들이 매매에 나설 것"이라며 "정치권의 또다른 변수가 없는 한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자문팀장도 "몇백만원을 아낄 수 있는 취득세 인하는 실수요자들에게 큰 혜택"이라며 "잔금을 미뤄왔던 수요자들이 일시적으로 혜택을 받으면서 내년 초까지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취득세 경감 혜택이 전체 주택구입 비용의 1~2%에 불과해 장기적으로 가격이나 거래 회복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시장에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한 이번 취득세 영구인하 조치로만 불안감을 해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주택 구매에 대한 불안감을 없애주는 추가 방안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추가 세제혜택으로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와 DTI(총부채상환비율)와 LTV(주택담보인정비율) 등의 금융완화 대책을 꼽았다.
고성수 건국대 교수는 "전세시장의 어려움은 공급이 부족하고 다주택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음을 의미한다"며 "징벌적 세금인 양도세 중과가 개선돼야 주택구매와 함께 전세 물량 공급도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국철 국민대 교수는 "당정의 이번 결정이 일시적 전세난 해결 외에는 별다른 유인책이 안된다"며 "부동자금이 움직이기 위해 양도세 중과를 폐지해야 하고 DTI와 LTV 완화도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세수 확보에 대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아 혼란이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 지방세인 취득세 영구인하에 따라 중앙정부가 지방소비세율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지만, 정확한 기준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를 두고 여야는 각각 11%와 16%를 각각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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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세제 혜택이 부동산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의문이 든다. 거래세(취득세, 양도세)를 낮춰도 부동산 거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방세수 확보를 위해 지방소비세율 보존 외의 보유세(재산세) 등을 현행보다 높게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취득세 영구인하 의사결정과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이번 결정으로 일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을 민원인으로 만들었고 이들을 집단화시켰다"며 "정치권이 정부에 계속 압력을 넣으면 해결된다는 식의 이런 상황은 부동산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정부와 새누리당은 당정 협의를 통해 '8·28 전·월세대책'에 따른 취득세 영구인하 시점을 대책 발표일로 소급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결정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취득세는 영구적으로 △2%→1% (6억원 이하) △4%→3%(9억원 초과)로 낮아진다. 6억~9억원에 대한 취득세는 현행 2%를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