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안권자인 강남구청은 뒷짐, 정책협의체 참석 안 해
서울 최대 규모의 판자촌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 대한 개발 방식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토지주간 갈등이 본격화됐다. 개발 과정에서 임대주택 건축비를 서울시 산하 SH공사와 토지주가 공동 부담한다는 '개발이익공유제'에 대해 토지주들이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서울시와 SH공사, 구룡마을 토지주·거주민들은 19일 시청 을지로 청사에서 정책협의체를 열고 '개발이익공유제'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지난 9일 시가 '개발이익공유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이해관계자들 간 가진 첫 회의다.
이 자리에서 시는 구룡마을의 거주민 절반 이상이 월소득 100만원 이하인 만큼 세입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개발이익공유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역설했다. 공영개발의 목적이 '거주민의 주거안정'에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토지주측은 사유지에서 발생한 이익을 공유한다는 점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토지주측은 "시에서 공영개발을 하기로 했으면 비용도 시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없던 법을 만들어 토지주에게 부담하라고 하고 있다"며 "토지주들은 정당하게 토지보상만 받으면 된다. 시는 능력없다면 손을 떼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민간에서 개발 계획을 수립하면 당연히 자본주의 시장 논리대로 개발이익을 나누겠지만, 공영개발의 목적 자체가 공공성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라며 "공공성 계획은 결국 당초 사업 목표인 거주민의 재정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는 정도대로 할 방침이지만 정책협의체에서 더 좋은 의견이 나온다면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하지만 개발이익을 누가 더 가져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3.3㎡당 386만원으로 책정된 구룡마을 토지 감정평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충돌했다. 토지주측은 "토지 감정평가를 했다는데 도대체 어느 기관에 언제, 어떤 방식으로 한 것이냐"며 "그동안 여러차례 정책협의를 했지만 한번도 설명하지 않는 등 시의 일방적 태도가 계속되는데 어떻게 협상이 되겠냐"고 따져물었다.
시측은 "현재의 감정평가는 시뮬레이션을 위한 가감정일 뿐, 법적 효력을 갖지는 않는다"며 "내년에 개발계획이 수립된다면 2년후 실시계획인가때 법적 효력을 갖는 감정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청은 이날 열린 정책협의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강남구는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수용방식'으로 한다는 원칙에 입장 변화가 없어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독자들의 PICK!
하지만 도시계획위 심의 과정에서 입안권을 갖고 있는 강남구청이 의견을 좁혀가는 과정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강남구청은 이날까지 총 10회 열린 정책협의체 중 초반 2회만 참석했을 뿐, 이후 회의는 불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