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남 대규모 무허가 판자촌인 개포동 구룡마을을 '개발이익 공유형' 방식으로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발이익 공유형'은 임대주택 건축비를 시행자인 서울시 산하 SH공사와 토지주가 공동 부담하는 도시개발 방식이다.
서울시는 구룡마을 개발을 둘러싼 특혜 논란을 없애고 거주민들을 모두 재정착시키기 위해 '개발이익 공유형'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이를 위해 개발비용으로 임대주택 1250가구에 건축비 1352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 방안은 조만간 열리는 토지주와의 정례 정책협의체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시가 '개발이익 공유형'을 추진키로 한 것은 구룡마을에 거주하는 주민 절반 이상이 월소득 100만원 이하인 만큼 보증금과 임대료를 낮춰야 실질적인 재정착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일반 임대주택의 경우 택지조성원가와 건축비를 더한 금액을 기준으로 임대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같은 임대주택이어도 강남이 강북보다 더 비싸게 책정된다.
하지만 임대주택 건축비를 토지주들과 SH공사가 얻게 되는 이익으로 충당하는 방식으로 적용할 경우 임대료가 주변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져 세입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실제로 계획안에 따르면 인근 강남구 세곡지구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 35만원을 내야 임대주택을 얻을 수 있는 반면, 개발후 구룡마을은 보증금 2500만원에 월 임대료 17만원 수준이면 가능하다는 게 시 설명이다.
이중 구룡마을내 기초생활수급자 175명에 대해선 일반 임대아파트보다 더 저렴한 수준으로 영구임대주택을 대여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구룡마을 거주민들은 도시성장 과정에서 공공개발로 인해 이곳으로 쫓겨오신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주거권을 기본권으로 봤을때 사회적으로 배려가 필요한 분들이고 시에서 재정착 시키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시는 해당 계획안으로 투기 논란도 잠재우겠다는 방침이다. 계획안에는 환지 기준을 기존 '가구당 1필지'에서 '가구당 1필지 또는 1주택'으로 축소하고 환지로 공급하는 토지는 주거 용도로 한정하는 내용을 담았다.
환지 방식은 소유주가 개발 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을 받아 본인 의사에 따라 개발할 수 있다는 새누리당과 강남구청의 주장을 수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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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토지주인 정모씨도 환지를 받을 수 있는 토지(최대 660㎡)에 대해 1필지 또는 아파트 1채만을 받을 수 있고 나머지 12만6220㎡에 대해서는 돈으로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1필지 원칙'에 따라 대토지주 정씨와 공유 지분을 나눠가진 토지주 402명은 환지 대상자에서 제외된다. 보유토지는 모두 보상금(3.3㎡당 386만원·8월 감정평가 기준)으로 받게 된다.
시는 세부 계획 보완 및 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사전 자문을 거쳐 내년 1월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2월 강남구와 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구룡마을 토지주 관계자들은 이같은 시 방안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토지주측은 "시가 공동소유의 땅을 1필지로 보고 환지 대상자에서 제외한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자격을 인정하겠다고 한 것은 무엇이냐"며 "일단 정책협의체에서 시와 더 협의해 보고 최선의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청은 이날 긴급회의에 들어가 시 계획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시로부터 공식 요청 온 것이 없어 입장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