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주차비 부과한 관리단‥수선충당금으로 직원 휴가도

무료주차비 부과한 관리단‥수선충당금으로 직원 휴가도

송학주 기자
2014.04.30 06:45

[아파트 뺨치는 집합건물 '비리']<3> 관리 사각지대 '오피스텔'

#. 서울 서초구 A오피스텔 번영회장 최모씨는 관리비 문제를 두고 관리단과 법정 다툼을 하다 지난해 10월 되레 최씨가 법정구속됐다. 관리단이 주차비를 과다 부과했다는 주장을 하는 과정에서 폭행과 무고 혐의로 10개월 형을 받은 것이다.

입주 가구당 1대는 무료 주차지만 이 오피스텔 관리단은 주차비를 계속해서 부과해 왔다. 주차 수입금에 대해서도 세금을 탈루하고 수선충당금을 걷어 직원들의 휴가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씨의 주장은 법원에서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씨는 "관리단의 횡령이라든지 배임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지 못하다 보니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게 된다"며 "반대로 관리단이 무고죄나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대부분 걸리게 되는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오피스텔 관리비 등을 둘러싼 민원과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리비 산정 기준이 불분명하고 법률과 조례에 따라 관리 절차와 주체 등을 정해야 하는 공동주택(아파트)과 달리 오피스텔은 법적 제재를 받는 관련 규정이 없어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오피스텔 준공면적은 241만㎡로 전년보다 95.5%나 증가했으며 특히 수도권은 147만㎡으로 같은 기간 129%나 급증했다. 이처럼 정부가 오피스텔 공급에 열을 올리는 사이 오피스텔에 대한 통계와 관련 법률은 미비한 상황이다.

정부가 매월 발표하는 주택거래량 통계에는 오피스텔 거래량이나 지역별, 유형별, 용도별 현황을 자세히 다룬 자료는 없다. 업무용으로 등록해 놓고 사실상 주거용으로 이용해도 모르는 게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피스텔 관리업체나 관리소장 등에 대한 비리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관리비 과다 책정, 주차장 등 공용 공간 사용료 빼돌리기, 각종 보수공사시 공사비 부풀리기 등이 대표적인 비리 유형이다.

◇거주용이지만 오피스텔은 '집합건물'=문제는 현행 제도로는 부풀려진 오피스텔 관리비를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주택법'이 적용되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은 '집합건축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집합건물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을 받지 않는다. 상가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발생해도 민사상 책임만 진다.

결국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은 관리주체 선정이 공개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행정관청에 자료 공개의무가 없다보니 세입자나 소유자의 공개 요구도 묵살되기 일쑤다. 관리주체를 변경하려면 소유자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집합건물 특성상 주인들이 한 자리에 모이기도 쉽지 않다.

관리비 규모가 크지 않은 것도 '그냥 넘어가자'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이유라는 의견이다. 관리비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한 오피스텔 세입자는 "관리비 차이가 많아야 5만~10만원 정도여서 다들 둔감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입주자대표회의가 활성화된 아파트보다 1~2년 거주하다 이사하는 '떠돌이 세입자'가 대부분인 점도 오피스텔 관리비 부실의 문제로 지적된다. 전용면적(계약면적 대비 실제 거주자들이 사용하는 면적) 비율이 낮아 관리비를 더 많이 부과하기가 수월한 점도 이유로 꼽힌다.

이영진 고든리얼티파트너스 대표는 "오피스텔도 엄연히 주택인데 법적 효력이 거의 없는 분쟁조정위원회보다 좀 더 강제력을 갖는 중재 장치가 필요하다"며 "집합건물의 행정개입이나 관리비 공개 의무 등도 조속히 이뤄져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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