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빚잔치 경매 늘어나는데 또 빚지라고?

[기자수첩]빚잔치 경매 늘어나는데 또 빚지라고?

송학주 기자
2014.07.11 06:15

지난 8일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인사 청문회에서 LTV(주택담보대출)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불합리하다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통해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것이다.

이틀 뒤 한 부동산경매정보업체는 전국 경매주택에 대한 청구액 규모가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는 자료를 내놨다. 경매청구액은 부동산경매를 통해 채권을 변제받기 위해 최초 경매신청자가 법원에 권리를 신고한 금액으로, 쉽게 말해 부동산을 담보로 빌려준 돈을 의미한다.

지난해 경매개시가 결정된 주택 4만1557개에 대한 청구총액은 6조3408억원. 이는 전년대비 10.3%(5916억원)나 증가한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6조2106억원)보다도 많다.

2010년 이후 주택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경매로 넘겨진 수도권 주택이 매년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당 정보업체는 설명했다. 게다가 대출규제완화의 마지막 단계인 LTV·DTI가 완화되면 경매를 통해 집을 살 사람들은 더욱 더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330조2000억원에 달한다. 5년간 45조7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중 69%에 달하는 228조원은 원금없이 이자만 납입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자만 내고 있는 가구 중 올해와 내년사이에 만기가 도래하는 일시상환 대출 규모만 72조1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대출은 담보가치 하락으로 은행이 만기연장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엔 결국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 대출상환 능력이 없는 경우 은행은 해당 부동산을 경매로 넘겨 채권을 회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 LTV·DTI 완화는 가계가 추가로 빚을 낼 것을 권하는 격이다. 또다시 빚을 내 집을 사라고 재촉하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해서 집을 산 사람들은 나중에 '하우스푸어'가 돼 경매로 집을 내놔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가계부채가 1000조원 시대다. 주택담보대출의 절반가량이 생계·생업 대출임을 고려해 볼 때 가계 빚을 줄여줄 생각은 못할 망정 오히려 대출을 부추기는 게 맞는지는 다시금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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