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는 재개발재건축, 부동산신탁으로 회생할까

표류하는 재개발재건축, 부동산신탁으로 회생할까

임상연 기자, 조성훈
2014.07.25 05:35

국토부, 도정법 개정안 마련 9월 국회 통과목표…정비사업 전문성 제고, 자금조달 원활등 기대

개발부담금과 분양가 등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간 이견으로 재건축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개발부담금과 분양가 등을 놓고 조합과 시공사간 이견으로 재건축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가락시영아파트 전경.

부동산 경기침체로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부동산신탁사를 사업시행자로 참여토록 하는 방안이 빠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국토교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최근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부동산신탁 방식을 도입하는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개정안'을 마련중이다.

오는 9월 정기국회 통과를 목표로 새누리당과 협의가 끝나는 대로 의원입법 행태로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경우 빠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신탁업계 한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정비사업이 중단된 사례가 많은 데다 국회의원들도 지역구의 문제사업을 해결하는 길이 생기는 만큼 국회 통과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행법상 재개발·재건축 조합 외에 사업시행자를 맡을 수 있는 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시 산하 SH공사 등 공공기관으로 제한돼 있다. 부동산신탁사는 천재지변 등 긴급히 정비사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을 때만 지정사업자 형태로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개정안이 시행되면 부동산신탁사도 조합의 동의를 받아 시행자로 참여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부동산신탁사는 조합원으로부터 토지를 신탁받아 시행주체로서 시공사 선정 등 전체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후 사업이 완료되면 신탁을 해지해 수익을 돌려주고 신탁보수를 받는 구조다.

국토부가 재개발·재건축사업에 부동산신탁사 참여를 허용하는 것은 사업의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동안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사실상 비전문가 집단인 조합이 도맡으면서 조합 운영과 시공사 선정 등을 둘러싸고 각종 비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로 인한 사업 지연과 개발부담금 증가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이 떠안았다.

부동산 개발·관리·운영을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신탁사가 조합을 대신해 사업시행자가 될 경우 이 같은 폐해를 최소화하면서 사업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부동산신탁사 관계자는 "전문성과 자금조달 역량이 취약한 조합이 사업을 주도하면서 각종 비리와 소송 등으로 사업이 만신창이가 되는 일이 빈번했다"며 "전문성이 높은 부동산신탁사가 시행주체가 되면 지지부진한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업성이 떨어지는 300가구 안팎의 소규모 정비사업이나 조합 내부의 마찰로 중단된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장 큰 사업장에 참여하긴 어렵겠지만 경험과 전문성, 자금조달능력이 있는 만큼 시장참여자들이 기피하는 소규모 정비사업부터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성공사례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신탁사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정비사업을 과연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경험이 없는 부동산신탁사가 조합원간 이해관계나 민원 등을 조율할 능력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자칫 조합에 끌려다닐 경우 사업비가 커지는 등 부작용만 양산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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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 미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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