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후 2시 '한남더힐' 감정평가 참여 평가사들에 대한 징계위원회가 열린 서울 서초구 동작대로 한강홍수통제소. 기자가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았을 때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은 당황한 듯했다. 취재가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해당 공무원은 "오늘 일은 엠바고(특정 시점까지 보도 유보)가 걸린 사안"이라며 기자에게 현장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면서 사진기자의 촬영도 막았다.
통상 '엠바고'란 특정 현안이 보도됐을 때 사회적 파장과 언론이 사전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잘못된 기사를 내보냈을 때 부작용 등을 모두 고려한 뒤 동의 아래 설정된다.
하지만 이날 징계위원회가 열리는 사실이나 감정평가업계가 그 결과를 주시한다는 것은 머니투데이 등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이 현안은 엠바고 대상으로서 가치를 이미 상실했다고 보는 게 맞다.
국토부 공무원들이 엠바고의 속성과 설정 과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고의적으로 취재와 보도를 차단한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사실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한남동) '한남더힐' 고무줄 감정평가 사건을 처리하는 동안 국토부가 보여준 비밀스런 행보와 의사결정들을 돌이켜보면 새삼스런 일도 아니다.
국토부는 한국감정원의 타당성조사 심의위원회 구성 과정이나 2차례에 걸친 심의 과정에서 노출된 석연찮은 행보들에 대해 침묵해왔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심의위원들에게 회의 내용을 발설하지 말 것을 다짐받기도 했다.
침묵의 이유도 물론 '비밀'이다. 정당한 사유, 즉 공명정대한 판단을 위한 과정상 실수의 수정 내지 보편타당한 가치 실현을 위한 룰 변경 등이었다면 공개 못할 이유가 없다. 중간에 룰을 바꾸는 건 모든 이해당사자의 동의를 구해야 할 일이다.
"감정원이 지휘하고 국토부가 따라간다"는 세간의 비아냥이 나오는 건 이 때문이다. 이제라도 국토부는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일처리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