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박창민 한국주택협회 회장 "인구감소 대비 외국인 투자이민제 기준 대폭 낮춰야"

최경환 새경제팀이 경제활성화의 일환으로 LTV(주택담보인정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완화 등 각종 주택경기 부양책을 쏟아내지만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서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의 호가가 오르는 등 반전을 모색하지만 매수세가 따라붙지 않으면서 '공회전'만 반복하는 모습이다. 정부정책으로 집주인의 집값 상승 기대감만 올라갈 뿐 정작 실수요자들의 기대치는 제자리를 맴돌고 있어서다.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주택시장을 살릴 해법은 없는 것일까. 지난 7일 주택건설분야에서 35년간 한 우물을 판 박창민 한국주택협회장(현대산업개발 사장)을 만나 주택시장이 처한 현실과 개선방안을 들어봤다.
박 회장은 "주택경기 정상화를 위해선 정부가 달라진 시장환경을 직시하고 보다 과감한 정책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구구조 변화로 주택수요가 갈수록 위축돼 더 이상 과거처럼 집값이 폭등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시장환경이 달라진 만큼 과열기에 도입된 분양가상한제나 종합부동산세 등 수급과 세제정책들을 합리적으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인구감소에 대비해 외국인 부동산 투자이민제를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박 회장은 "시장이 돌아가는 가장 중요한 원리는 수급균형에 있다. 가용인구가 많아야 주택시장도 살고 경제도 산다. 이런 관점에서 외국인 부동안 투자이민제의 투자기준을 7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낮추는 등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택경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데, 현업에서 느끼는 체감경기는 어떻습니까.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장기침체와 내수경기 위축으로 주택업계는 매우 어렵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동성 부족으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기업이 늘고 있죠.
박근혜정부 2기 경제팀 출범을 계기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용 등 경기활성화 조치가 아직 시행되지 않아 본격적인 시장회복을 판단하긴 이르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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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가 LTV·DTI 규제를 완화했는데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인가요.
▶정부의 금융규제 완화는 주택 실수요자의 대출여건 개선과 주택 구매력 증가로 이어져 시장 정상화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지역별로 차등적용되던 금융규제가 수도권 중심으로 완화돼 그동안 강력한 규제를 받아온 수도권 부동산시장에서 그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됩니다.
다만 앞으로도 이러한 긍정적 영향을 기대하기 위해선 정부의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보다 금융권에서 자율적으로 LTV·DTI를 선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과거와 달리 전세가율이 70%에 육박해도 실수요자들이 매매로 전환하지 않는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실수요자들이 전세를 선호하는 것은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로 '하우스푸어' 등 과투자에 대한 후유증을 경험한데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진 것도 한몫하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주택시장 활성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정부의 정책 의도대로 매매수요를 늘리기 위해선 LTV·DTI 완화와 함께 실수요자들이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의 취득세 면제 재시행 △공유지 모기지 대상 및 금액 확대 △주택취득자금에 대한 증여세 비과세 등의 추가 대책을 시행해야 합니다.
―민간의 공급과잉이 주택시장 회복을 더디게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최근 민간부문 공급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철저한 사업성과 수요분석을 기반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과잉'으로 보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청약경쟁률을 보면 올 상반기 신규분양주택이 평균 4.63대1로 전년 동기(2.69대1)에 비해 크게 상승했죠.
오히려 일부 지역에선 신규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현 상황은 시장자율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유지되는 것으로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은데요. 올 하반기 주택시장은 어떻게 보십니까.
▶국회에 계류 중인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용, 재건축부담금 폐지 등이 조속히 통과된다면 주택구매심리가 회복돼 상반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거래량이 늘어도 과거처럼 단기간에 시세가 크게 오르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과거에는 전세가비율이 상승하면 매매로 돌아서는 실수요자가 많아져 집값이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죠. 이는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을 전제로 이뤄진 것입니다. 하지만 투자수요가 감소하는 현 추세에선 같은 현상을 기대하기 힘들죠.

―주택경기 회복을 위해 어떤 추가 대책이 필요할까요.
▶하반기 주택구매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정상화를 위해선 보다 과감한 세제지원 대책이 필요합니다. 특히 양도소득세 중과와 종합부동산세 등 다주택자에 대한 차별적 과세가 폐지돼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상 주택시장의 투기 우려가 사라진 만큼 다주택자에 대한 인식이나 정책기조 역시 변해야 할 때죠. 미분양주택을 포함한 외국인 부동산 투자이민제 역시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구감소에 대비해 주택수요를 다변화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정부가 발표한 투자기준(7억원)으론 사실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실제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7억원 이상 고가 미분양주택은 78가구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외국인들도 중소형 주택에 거주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투자기준을 3억원 이상으로 인하하고 적용지역과 주택도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주택시장도 급변하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사실 인구감소와 구조변화로 현재 주택업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대변화의 시대에 직면했습니다. 주택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한층 높아졌죠. 이에 업계는 친환경시스템, 첨단편의시설, 특화평면 등을 개발하고 보다 고급화하는데 주력하죠.
정부도 이같은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이민법'을 완화하는 혁신적인 정책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동주택 내 국공립 어린이집 건립시 입주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등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택시장 위기극복을 위해선 업계의 체질개선 노력도 중요할 텐데요.
▶맞습니다. 과거와 같이 획일적인 수주(물량) 중심 분양사업에 치중해서는 지속적인 성장이 불가능합니다. 주택사업 포트폴리오를 적절히 배분하고 사업지와 상품 선정에 신중해야 하죠.
특히 1인가구, 고려화, 양극화 등 시대적 변화에 충실해야 합니다. 주거모델을 세분화하고 다양화해 수요를 창출해나가는 적극적 사업방식이 필요한 것이죠. 더 나아가 지속성장을 위해선 단순 건설·공급은 물론 관리·중개·개보수 등 주거가치 향상을 위한 관리서비스산업으로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주택시장엔 공공과 민간부문이 혼재돼 있습니다. 각각 나아갈 방향은 뭘까요.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과거 공공이 민간역할까지 하기 위해 분양 중심의 보금자리주택사업을 추진한 적이 있죠. 이 때문에 공공임대주택 공급물량이 감소하고 민간의 주택시장 질서가 깨져 전세난을 야기하는 등 서민주거불안을 유발했습니다.
따라서 공공은 정책목표에 맞게 저렴한 소형임대주택을 공급해 서민주거안정을 유지하고 민간은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와 수준에 맞는 주택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해 인구감소에 따른 신주거문화를 이끌어가야 합니다.
―주택건설산업이 창조경제의 한 축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 있을까요.
▶주택건설산업은 취업계수가 14.6명을 기록하고 부동산중개, 이사, 가구, 인테리어 등 연관산업 종사자만 250만명에 달합니다. 정부가 주장하는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대표적 산업인 셈이죠.
특히 최근에는 정보통신기술, 교육, 문화 등 다른 산업과의 융복합을 통해 스마트홈 등 새로운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등 '혁신창조형산업'으로 패러다임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