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평가시 매각가 반영 여부에 최대 2.4조差 …서울시청 내부에서도 '이견'

현대차그룹이 감정가(3조3346억원)의 3배가 넘는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 본사 부지에 대한 기부채납(공공기여) 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전 땅을 개발하려는 현대차는 서울시와의 협의를 거쳐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인 토지용도를 상업지역으로 변경하는 조건으로 상당액의 기부채납을 해야 한다. 앞서 서울시는 이 같은 용도 변경의 경우 땅값의 40%에 해당하는 토지나 시설 및 설치비용 등으로 받겠다고 밝혔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한전부지 개발에 앞서 기부채납 산정기준이 되는 땅값은 개발계획 수립협상 완료시점에 별도 감정평가를 통해 정해진다.
문제는 앞으로 감정평가시 이번 부지 입찰에서 현대차가 낙찰받은 매각가의 적용 여부다. 한전부지 입찰 감정가는 3조3346억원이었지만 협상이 마무리될 시점인 6개월~1년 뒤면 약 4조5000억~5조원이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다만 이마저도 매각가의 절반에 못미치는 액수다. 이처럼 감정가와 낙찰가가 이례적으로 큰 차이를 보이면서 서울시 내부에서도 협상 완료시점에서의 감정평가 산정시 매매가 반영 여부를 둘러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감정가 반영 여부에 따라 기부채납 규모나 세금 부과액은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서울시 도시계획국과 재무국은 매각가가 감정평가에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고 40%의 기부채납비율을 적용하면 기부채납액은 4조2200억원이 된다. 이때 부과되는 취득세(중과세 배제)는 매입금액에서 기부채납액을 제외한 금액(6조3300억원)을 기준으로 2912억원가량이다.
반면 매각가를 고려하지 않고 감정가액을 4조5000억원으로 가정할 경우 기부채납액은 1조8000억원으로 2조4200억원 줄어든다. 다만 이 경우 취득세는 매입가(10조5500억원)에서 기부채납액(1조8000억원)을 뺀 금액(8조7500억원)의 4.6%인 4025억원으로 늘어난다.
결국 감정평가 산정시 매각가를 감안할 때 부과액(기부채납액+취득세)은 4조5112억원인 데 반해 감정평가액이 4조5000억원인 경우 부과액은 2조2025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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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입장에선 매각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감정평가가 훨씬 유리한 셈이다. 서울시 동남권마이스추진단 관계자도 "한전부지 매각가격은 비정상적 수준으로 주변 시세와도 괴리가 크다"며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해선 매각가를 반영하지 않은 감정평가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고위관계자는 "한전이 입찰 때 제시한 감정가는 종상향이 반영되지 않은 단계에서의 호가로, 새로운 감정평가 때 매각가를 적용할지 여부를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관련기준을 세우기 위해 현대차와의 협상에 앞서 관련부서간 협의와 법적 검토를 진행 중이며 조만간 감정평가 방식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감정평가사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통상 매각가는 감정가의 고려사항이 아니지만 이번 경우엔 종상향 등 서울시와 현대차의 협의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 토지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면서 감정평가 방식도 일반적인 방법과 다르게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물론 매각가가 단순히 호가를 쫓아갔다고 보기도 어려운 만큼 매각가를 반영하는 데도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감정평가협회 관계자는 "서울시 내부에도 기부채납과 관련, 명확한 기준이 없는 게 문제"라며 "별도로 감정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매각가 기준으로 기부채납액을 정하는 것이 앞으로 논란의 소지를 줄이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