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전부터 떴다방 몰려들어 '호객행위'… 단속반 피해 거래알선 시도

15일 오전 9시50분. 서울 송파구 장지동에 위치한 '위례자이' 모델하우스 앞에는 개장 전부터 1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최고 370대 1에 달하는 청약경쟁률을 뚫고 당첨된 계약 예정자들이다. 모델하우스 앞에는 3~4명씩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그들의 대화중엔 종종 '합법'이란 말이 들렸다. 소위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자)으로 불리는 이들이 모델하우스를 찾은 수요자를 붙잡고 열변하듯 구애작전을 펴고 있었던 것이다.
'당첨만 되면 로또', '웃돈만 3억원'이라며 인기를 과시한 '위례자이'의 계약 당일 떴다방의 움직임은 더 분주했다. 이날 만난 한 떴다방은 "지금 나오는 웃돈은 다 가짜다. 괜찮은 가격에 살 수도 있다. 1년 후에 합법적으로 살 수도 있으니 일단 전화번호를 적으라"고 했다. 이 중개업자는 인근 공인중개소 6곳의 명함을 한꺼번에 건네기도 했다.
또 다른 떴다방은 "101㎡(이하 전용면적) A형 같은 경우 어제까지만 해도 1억4000만~1억5000만원까지 거래됐는데 특별히 1억원까지 해줄 수 있다"면서 "계약이 마무리되는 내일이면 웃돈이 더 올라가기 때문에 늦는다"고 귀띔했다.
그가 손에 꼭 쥐고 다니는 종이 뭉칫속에 분양권을 팔려는 계약자들의 전화번호가 꽤 많이 적혀있었고 그 옆으로는 8000만~9000만원이라고 적힌 숫자도 보였다.

계약이 시작되는 오전 10시가 되자 주황색 사이렌 불을 켠 차량 몇 대가 모델하우스 앞에 들어섰다. 송파구청을 비롯해 경기 성남·하남시, 국세청 관계자 등 27명으로 구성된 '떴다방 합동 단속반'이었다.
이들은 팔에 '단속'이란 노란색 완장을 차고 모델하우스 바로 앞에 나무 단상을 설치해 올라가는 등 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일부 떴다방들이 설치해놓은 가설물에 대해서도 "이런 거 설치하면 안된다"며 철거에 나섰다.
이에 한 떴다방은 "이런 식으로 한다고 (떴다방이) 없어지겠냐. 아예 이런 짓을 하면 몇 십만원의 벌금을 부과한다든지 엄한 처벌을 해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보여주기밖에 더 되겠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독자들의 PICK!
계속되는 단속에 떴다방들은 자취를 감추는 듯 보였지만 모델하우스에 들어오는 길목에 자리잡은 이들은 조심스럽게 다시 영업을 시작했다. 특히 단속 공무원들이 식사를 하러 간 점심시간에는 계약자들에게 접근해 거래 알선을 시도했다.

같은 시간 모델하우스 내부는 계약자들로 북적거렸다. 이른 아침부터 대기자가 몰려 번호표가 지급됐고 점심시간 직전인 오전 11시에는 "대기번호 70번까지 계약이 진행되는 2층으로 올라오시면 된다"는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분양 관계자는 "전날 계약자들에게 언제 계약을 하러 오는지 사전조사를 했는데 계약 첫날에만 270명 정도가 올 것이라고 답을 했다"고 설명했다. 위례자이 분양 물량은 총 517가구다.
현장에서 만난 함모씨(60대)는 "1991년도에 가입한 청약통장을 넣어 113㎡에 당첨됐다. 주변에서 부럽다고 하지만 아직 좋은건지 실감이 잘 안난다"며 "결정된 건 없지만 전세를 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 30대 부부는 "처음으로 집을 마련하려고 신청했는데 당첨됐다"며 "원래 실거주가 목적이었는데 워낙 웃돈이 많이 붙었다는 얘기가 많으니까 팔아야 하나 고민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