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죠. 생계가 힘들어 밖으로 뛰쳐나온건데, 왜 그렇게 싸늘하게 바라보는지 모르겠어요."
"단순히 매물 몇 개 보여주고 계약서 작성하는데 건당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씩 챙겨가는 건 좀 과하죠."
지난 7일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부동산중개보수 개악반대 총궐기대회'에 참여한 한 개업공인중개사와 현장을 지나던 시민의 각기 다른 반응이다.
정부가 매매 6억~9억원, 임대차 3억~6억원의 부동산 중개보수(수수료)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중개보수 감소로 인한 '생존권 보장'을 주장하는 개업공인중개사들을 향한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현재 개업공인중개사들의 약 20%가 폐업했고 주택 거래량도 지난 1년간 43.7% 정도 감소함에 따라 생존권 위협에 시달린다고 주장한다. 이달 말부터는 동맹휴업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15년 전 개정된 중개보수요율체계에 정부가 메스를 댐으로써 공인중개사들의 수입이 감소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인중개사들은 단순히 물건만 알선하는 게 아니라 그에 따른 책임도 수반하기 때문에 관련업무를 절대 폄훼해서도 안 된다.
다만 이들의 주장이 시민들의 큰 공감을 사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중개업계의 불투명성' 때문이다.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거나 융자가 있는 집을 소개하는 일부 중개업자 탓에 피해를 입은 세입자가 줄지 않는데다 협의로 조절이 가능한 수수료를 '한시적 고객'인 세입자에겐 최대한 높게, '단골'인 집주인에겐 반대로 낮게 적용하는 관행도 비일비재하다.
지역마다 가격·영업담합, 비회원과의 교류금지 등을 자행하는 '불법 친목회'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로 확인됐다.
비교대상으로 언급되는 미국이나 영국은 부동산 중개수수료율이 1~6%에 달하지만 이들은 물건 소개와 함께 컨설팅, 법률상담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싸늘한 시선을 받는 부동산 공인중개사계가 대중의 공감을 얻기 위해선 내부 자정노력은 물론 전문성 강화와 서비스 차별화 방안을 먼저 제시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