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금리인하가 반갑지만 않은 이유

[기자수첩]금리인하가 반갑지만 않은 이유

신현우 기자
2015.03.16 06:05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1.75%)에 진입하면서 '이번 기회에 저금리를 활용해 집을 사야 할지' 고민에 빠진 세입자가 늘고 있다. 실제 움직임도 통계상으로 나타난다. 따져보면 금리인하를 통해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결코 반가워만 할 순 없는 일이다. 당장은 저금리로 대출받을 수 있지만 이로 인해 가계대출이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부담이 대폭 커지기 때문이다.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단행된 조치다. 그동안 금리인하로 인해 가계부채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3조7000억원 늘었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최대치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은행 주담대 잔액은 413조6000억원으로 지난 2월 한 달 동안 4조2000억원 늘었다. 이는 전년 동월 증가폭(8000억원)의 5배 넘는 것. 이처럼 주담대가 증가한 이유는 매매거래가 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발적 거래 증가가 아니라 비싼 전셋값을 견디지 못해 외곽의 싼 집을 찾아 밀려나는 수요가 그만큼 증가해서라는 게 정부의 통계에서도 이미 나와 있는 사실이다. 이 같은 결정의 이유에는 저금리 기조가 큰 몫을 차지한다.

여러 이유로 정부는 현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외국자본 유출 등 대내외적으로 금리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상상하고 싶지 않지만 주담대를 중심으로 현 가계대출 상황 속에서 금리가 오른다면 자칫 끔찍한 결과를 나을 수 있다.

무리한 대출로 인한 하우스푸어 증가는 물론 부동산경기가 예전보다 더 심하게 곤두박질칠 수 있다. 리스크 관리는 스스로 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종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정부는 후폭풍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당장의 인위적 부동산 활성화만을 꾀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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