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청을 건립하는 게 강남구 주민한테 나쁜 일인가요?”
며칠 전 취재 과정에서 만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주민의 말이다. 그동안 사사건건 부딪친 서울시와 강남구는 최근 대치동 세텍 부지 내 제2시민청 건립을 놓고도 충돌했다. 강남구는 시민청 운영 조례상 세텍 부지에 가건물을 지을 수 없다며 반대한다.
서울시 행정심판위원회가 위법이 아니란 결론을 내렸지만 강남구는 지난 2일 감사원에 서울시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서울시 최고의 속임수’ ‘서울시의 불법에 끝까지 싸워나갈 것’ ‘위법은 형사고발해 강력 대응할 것’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날을 세웠다.
이를 바라보는 강남구민들의 시선은 다양하다. 403명의 강남구민 이름으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요청했지만 일부 구민은 ‘왜 그렇게까지 반대하는지’ 의구심을 나타냈다. 강남구가 결사반대하는 제2시민청은 전시, 관람 등 시민소통을 위한, 즉 구민들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공공임대주택 건립도 마찬가지다. 강남구는 수서역 인근 서울시 부지에 행복주택 44가구를 짓는 것은 물론 서울시가 KT수서지점에 신혼부부와 사회초년생 등을 위한 ‘서울리츠’를 설립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하고 있다. KT에 공문을 보내 부지를 서울시에 팔지 말라고도 요청했다.
강남구민들이 공공임대주택 건립을 원하지 않는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시행자 SH공사가 지난달 22일 주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설명회를 열었지만 주민 5~6명만 참여했다며 무효라고 주장했다. 충분히 공지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강남구는 최근 서울시와 대립각을 세우는 사안들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취재 중 만난 강남구민들의 목소리는 다른 경우가 많아서다. 일방적인 반대보다 대안을 찾자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수서동 한 주민은 “SH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유는 행복주택을 반대해서가 아니라 서울시와 강남구의 싸움에 관여하고 싶지 않아서다”며 “서울시가 짓는 행복주택은 안되고 강남구가 수서역 인근에 짓는 행복주택 2800여가구는 괜찮다는 것은 일관성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남구의 목소리가 진정성을 얻기 위해서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주민들을 위한 반대라는 공감대부터 만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