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제물주간, 물 강국을 향한 첫걸음

[기고]국제물주간, 물 강국을 향한 첫걸음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2016.10.17 06:49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얼마 전 개봉한 영화 '터널'에서 무너진 터널 속에 갇힌 주인공이 배터리 잔량 78%의 핸드폰, 생일 케이크, 생수 두 병만 가지고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과 함께 '과연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느끼게 했다. 만약 주유소에서 할아버지가 건넨 생수가 없었더라면 주인공은 어떻게 됐을까?

영화에서도 볼 수 있듯 사람이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가장 극단적인 상황일수록 물의 본질적인 가치는 더욱 돋보인다. 아직 시장 가치는 물이 석유보다 값싸지만, 물은 필수재이고 석유와 달리 대체재가 없다. 국제기구와 많은 미래학자는 산유국들이 석유 자원을 무기화했듯 앞으로 물 문제로 인해 지역 간, 국가 간 분쟁이 일어날 것으로 경고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4차 평가보고서는 2050년 아시아에서만 10억 명 이상이 지구온난화로 물 부족을 겪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물 문제가 절망적인 것만은 아니다. 세계 각국은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수자원 정책을 도입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등 물 산업을 통해 물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싱가포르는 물 수요의 40%를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서 수입하는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지만, 1970년대부터 하·폐수 재이용과 해수담수화 기술 개발에 힘써 세계 최고 수준의 물 산업 육성이라는 결실을 맺었다. 하이플럭스, 셈콥 등 물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성과를 거두는 한편, 국제물주간(SIWW) 행사를 기획해 세계 각국의 물 관련 종사자들이 모이는 세계적인 물 관련 행사로 키워냈다.

우리나라 수자원 관리 현황은 어떨까. 우리나라는 연평균 강수량이 1277㎜로 세계 평균의 1.6배에 달하지만, 1인당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은 2629톤으로 세계 평균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게다가 계절적 강수량 편차와 하천의 경사도가 심해 수자원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런 계절적·지형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1960년대 섬진강댐을 시작으로 19개의 다목적 댐을 건설하고 상수도 보급률도 96.1%로 끌어올렸다. 가뭄, 홍수 등 기상 악화에도 안정적으로 물 공급이 가능하도록 댐 통합관리기술을 구현하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물관리 기술도 개발 중이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국내 수자원 확보·이용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세계적인 물 기업 등 본격적인 물 산업 육성 차원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물은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수요처이므로 세계적인 물 기업 육성은 자연스레 해외진출 확대로 이어진다. 물 관리 기술이 국내의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해외진출로 이어지면 경쟁력 있는 물 산업 육성과 물 관리 기술개발, 안정적인 물 공급이 성장·발전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것이다.

물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기술개발과 내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해외 바이어와의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난해 세계적인 물 관련 국제행사인 '세계물포럼'을 개최해 역대 행사 중 4만 6천 명이라는 최다 참석자를 유치했으며, 이를 계기로 총 21개의 국가 또는 국제기구와 협약을 체결해 견실한 협력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이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 세계 각국의 물 관련 전문가들이 모이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을 창설했으며, 이달 19일부터 22일까지 대구에서 첫 번째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이 행사는 국토교통부, 환경부, 대구광역시, 경상북도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해외 각국에서 모인 물 관련 전문가들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워터 파트너십(Water Partnership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될 계획이다. 대한민국 국제물주간은 국내 물 기업들에 해외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세계 물 문제 해결을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기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우리가 물 강국으로 나아가는 새로운 출발선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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