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어느날 갑자기 세종시 '공무원 특공' 자료가 사라졌다

[단독]어느날 갑자기 세종시 '공무원 특공' 자료가 사라졌다

김민우 기자
2021.05.25 17:37

2015년까지 부처별 공급·전매현황까지 취합 보고…이후부터는 "자료 없어" 제출 거부

정부가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제공하는 특별공급(공무원 특공) 부처별 당첨 현황 등을 어느 부처에서도 통합관리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공무원특공 당첨현황을 은폐하거나 의도적으로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의혹마저 나온다.

세종시 이전 이듬해인 2013년도 국정감사부터 거의 해마다 공무원 특공 문제가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실태파악의 기초자료라고 할 수 있는 통계자료를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공무원 특공 자료 없다"는 행복청

25일 머니투데이가 국무조정실, 국토교통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세종시 등을 대상으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부처별·연도별 이전기관 특별분양 현황 및 전매현황'을 정보공개청구한 결과 행복청으로부터 "당첨자의 부처별 자료, 전매현황 자료는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제출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국무조정실, 국토부, 세종시 등은 행복청 소관 자료라며 본지가 청구한 정보공개청구건을 행복청으로 이관했다. 이전기관 특별분양 관리는 행복청 소관이 맞지만 정작 행복청은 관련 자료와 통계 등을 관리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행복청은 대신 2012년도부터 2020년까지 세종시 전체 공급물량과 특공배정물량, 당첨물량에 대한 자료만 제출했다. 해당 자료로는 기관별 현황이나 중복당첨 현황, 전매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없었다.

행복청 관계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47조 1항을 위임받아 행복청에서는 이전기관이 요청하는 대상자에 대한 자격여부만을 심사하고 승인할 뿐"이라며 "이후 실제 특공물량 계약 여부나 전매 현황 등은 행복청 소관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015년까지 국회에 제출하던 자료…왜 사라졌나
2013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이전기관별 특별공급 현황 및 전매현황
2013년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이전기관별 특별공급 현황 및 전매현황

하지만 행복청은 2015년까지 이전기관별 세종시 특별분양 현황과 전매현황을 취합해 국회에 제출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행복청이 2013년 김재경 당시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2013년 9월까지 전체 6652명이 공무원 특공을 받았고 이 중 3.1%에 해당하는 206명이 분양권을 전매했다.

당시 행복청이 제출한 자료는 특별공급물량, 특공 분양물량은 물론 전매인원까지 각 부처별로 상세히 정리돼 있다. 당시 국토부는 소속공무원 747명이 분양을 받아 25명이 전매(3.3%), 모든 부처 중에 가장 많은 인원이 분양권을 되판 것으로 조사됐다. 전매 비율로는 국무총리실이 5.1%로 가장 높았다.

당시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은 전체 공급물량의 70%를 일반분양가보다 10%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받았다. 전매 제한도 1년에 불과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국감에서 "분양권 전매로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시세차익을 얻어 특별분양제도가 공무원의 재테크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국감이 끝난 뒤 당시 국무조정실은 "세종시에서 소속 공무원들이 분양권을 되판 것은 주택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전매제한 기한 이후 거래이므로 위법하지는 않지만 이전기관 종사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특별공급 취지에는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향후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서 실태조사토록 하고 국무조정실에서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김재경 의원실에 서면답변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공무원 특공 분양을 받아 되파는 관행은 사라지지 않았다. 행복청이 2015년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세종시 특별분양 이전기관 종사자별 전매현황을 보면 그해 8월 기준 4369명이 특별분양을 받았고 이 중 8.1%에 달하는 352명이 전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제는 기관별 분양 현황은 물론 전매 현황까지 관리하던 행복청이 2015년 이후로는 해당자료 제출을 거부해 왔다는 점이다. 2016년 국감에서는 특공물량 당첨자를 국토부 또는 인사혁신처,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취합해 보고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박덕흠 당시 새누리당 의원)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후에 실태 파악은 커녕 자료제출을 거부해왔다.

행복청 관계자는 "2013년과 2015년에는 행복청에서 각 부처별로 개별 취합해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후에는 왜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는지 알 수 없고 해당 자료는 행복청 소관 관리 자료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여야 모두 "정부서 조직적 은폐, 축소 가능성" 제기

2015년 행복청이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 특별공급 및 전매현황 자료
2015년 행복청이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에 제출한 세종시 이전기관 공무원 특별공급 및 전매현황 자료

2019년 국정감사에서는 홍철호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2020년 국정감사에서는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도 세종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현황과 전매현황 자료를 요구했지만 행복청은 "데이터가 없다"며 거부했다. 강 의원실은 행복청과 국토부에서 자료제출을 거부하자 각 개별부처에 특공 현황 자료를 요청했으나 행정안전부 등 4개 부처를 제외하고는 제출을 거부했다. 제출한 4개 기관은 그마저도 고위공직자 특공현황만 제출했다.

강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부처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행안부 등 일부 부처는 제출했다고 말하자 '그럴리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마치 전 부처에서 조직적으로 자료 제출을 하지 않기로 담합한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홍 의원실 관계자는 "2013년에 자료를 요청해 행복청으로부터 받았는데 2019년에는 없다고 하니 있으면서도 숨기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특공물량 공급에 대한 부처별 관리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특공을 재태크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는 물론, 순환 근무로 인해 2회 이상 당첨을 받은 경우 등도 정부는 파악하지 못했다.

현재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세종시 특공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야 3당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의안과에 '행복도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공급제도 악용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그동안 정부가 관련자료를 국회에 제출해 왔음에도 이제와서 없다고 하는 것은 조직적 은폐가 아닌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라며 "만약 정부가 해당자료를 관리하고 있지 않다면 직무유기라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정부의 애매한 태도가 바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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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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