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으로 민관 공동 출자로 시행하는 도시개발 사업에서 민간이 가져갈 이윤율 상한을 의무적으로 정해야 한다. 공공 출자 비율이 절반을 넘으면 분양가 상한제도 적용한다. 개발이익의 20~25% 수준이던 개발부담금은 더 올라간다. 대장동 개발사업 논란을 계기로 정부가 내놓은 개발이익 공공성 강화 방안의 골자다.
다만 이윤율 상한율을 6% 내지 10%로 직접 규제하자는 여야의 개정안과 달리 정부는 도시개발법 취지를 감안해 투자자 협약으로 상한율을 자율적으로 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신 중앙정부가 시도지사 등 지정권자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도시개발 사업의 공공성 강화 방안'을 4일 발표했다. 크게는 민관합동 개발사업에서 △개발이익 환수△공공성 강화△관리감독 강화 등 3가지 개선방안이 나왔는데 여야에서 발의한 도시개발법 개정안,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 등과 같은 맥락이다.
우선 민관 공동 출자로 시행하는 사업에서 민간 이윤율 상한을 의무적으로 설정토록했다. 국회에서도 이미 도시개발법 개정안이 발의돼 사업비의 6%(이헌승 국민의힘 의원 발의안) 또는 10%(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발의안)로 이윤율을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 중이다. 택지개발촉진법의 6%,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상의 15% 등도 감안해 민간 이윤율 상한을 법률에 직접 규정하는 방안이다.
국토부는 이보다는 법률에 직접 규정하지 않고 출자자 협약으로 이윤율 상한을 설정하는 방안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6% 혹은 10%로 못 박아 버리면 나중에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이윤율 상한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데다 각 사업별, 지역별 특성을 유연하게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간의 개발사업 참여를 위한 운신의 폭도 둬야 한다.
김흥진 국토부 국토도시실장은 "협약 내용에 반드시 몇 프로로 규정할 필요는 없다"며 "지정권자가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 사업종료 후 검증하고 환수되는 등의 방법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이야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가 제시한 대안은 부동산 경기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면서 민간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는 반면 민간이 과도한 이익을 독점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우려도 있다.
민간 이익을 제한하면서 발생하는 초과이익을 공공목적으로 재투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지금은 기부채납이나 도로건설 등만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주차장 등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설치를 하거나 특별회계로 잡힌 재원으로 임대주택을 지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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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출자비율이 전체의 50%를 초과하는 경우는 해당 택지를 공공택지로 구분해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도록 했다. 공공 지분이 절반을 넘으면 토지 강제수용권이 생기는 만큼 해당 토지를 민간택지가 아닌 공공택지로 보기로 한 것이다. 현재는 주택법상 민관공동 SPC 설립으로 조성한 택지는 민간택지로 간주돼 분양가 통제를 받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도시개발법이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한 도시개발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민간의 지분 참여 비율을 50%로 제한하자는 국회 개정안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았다. 당초 목적을 살리면서 개발이익을 적정하게 환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공공이 단 1%의 지분이라도 참여하면 인허가 측면에서 수월하기 때문에 이를 명분으로 이익률 상한은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민관 공동사업 전반의 공공성은 강화된다. 공공의 지분이 50%를 넘어서 토지 강제수용이 가능한 사업의 경우 국토부 산하의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의 공익성 검증이 강화된다. 또 민간 참여자를 선정할 때는 공모방식으로 하되, 공모 및 심사 방법 등 세부 선정절차와 사업협약에 포함할 사항 등이 구체적으로 규정될 예정이다.
민간 출자자가 자기 마음대로 조성토지를 직접 사용해 아파트를 분양하는 것에도 제동이 걸린다. 대장도 개발 사업의 경우 민간 출자자가 시행자가 돼 조성한 택지를 수의계약 방식으로 가져가 막대한 분양이익까지 취했다. 앞으로는 출자자는 출자 범위 내에서만 조성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된다. 1% 출자를 했다면 조성토지 면적의 1%만 가져갈 수 있다는 뜻이다.
개발사업에서 꼭 지어야 하는 임대주택 의무비율도 지자체장이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게 된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전체 주택의 25%를 지어야 하는데 지자체장이 10%포인트 범위 내에서 조정이 가능했다. 앞으로는 5%포인트 범위 안에서만 가감이 가능하다. 대장동 개발사업은 임대주택 토지 매각이 12차례 유찰돼 예외적으로 임대주택 비율이 6%까지 떨어진 바 있다. 이런 경우도 앞으로는 도시계획 심의를 거쳐야 임대주택을 분양주택 용지로 바꿀 수 있게 된다.
중앙정부의 통제권은 강화된다. 도시개발법은 지자체의 자율성 확보를 우선으로 하지만 여기에 국토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일부 강화키로 한 것이다. 지자체장이 구역 지정, 개발계획 수립 시 국토부 장관과 협의해야 하는 대상 면적을 현행 100만㎡에서 50만㎡로 강화한다. 도시개발법으로 짓는 모든 사업 가운데 현행 기준으로는 4%만 국토부 협의사항이지만 앞으로는 19%가 협의 대상이 되는 셈이다. 민관 공동사업의 경우 도시개발법 제정 이후 11개 사업이 진행돼 왔는데 대장동(93만㎡)을 비롯해 모든 사업이 국토부 협의 대상에서 제외 되면서 중앙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이 느슨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실장은 "국토부 장관이 민관 공동사업 운영 실태 등에 대해 필요한 경우 지정권자에게 보고를 요청하고 검사 및 시정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입법화 될 수 있도록 국회와 후속 절차를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