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견 못좁힌 코레일-SR통합..4차 철도계획서 사실상 빠진다

[단독]이견 못좁힌 코레일-SR통합..4차 철도계획서 사실상 빠진다

이민하 기자
2022.02.20 09:30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 SRT(수서발고속열차)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사진=신현우
서울 강남구 수서역에 SRT(수서발고속열차)가 대기하고 있다. /사진=신현우 기자 /사진=신현우

정부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에스알(SR) 철도 통합에 대한 최종 판단을 유보하기로 했다. 지난달 열린 코레일과 SR 등 이해당사자간 전체회의에서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이르면 다음달 발표 예정인 '4차 철도산업발전기본계획'에서도 당초 계획과 달리 철도 통합에 대한 결론은 사실상 제외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철도 통합 의사결정은 결국 차기 정부의 몫으로 넘어간다.

4차 기본계획 3~4월께 확정안 발표…철도 통합은 추후 논의될듯

18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코레일과 SR, 이용자대표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거버넌스 분과위원회' 추가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최종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

거버넌스 분과위는 이달 말 한 차례 더 전체회의를 열어 접점을 찾아볼 예정이지만, 당사자간 입장 차이가 커서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거버넌스 분과위 관계자는 "지난해 말 4차 기본계획 연구는 끝났지만, 철도 통합 관련 부분은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했다"며 "올해 추가 회의까지 열었지만 논의는 교착상태"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앞서 2020년 11월 한국교통연구원을 용역수행자로 선정해 철도운영·건설·안전·산업구조 등 철도산업 전반의 발전 기본계획을 구상하는 제4차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완료했다. 철도산업의 양대축인 코레일과 SR의 철도 통합 등 구조개편안은 국토부 4차 기본계획의 핵심이다. 앞으로 철도 지배구조에 따라 KTX·SRT 등 고속철도부터 새마을·무궁화 등 일반철도까지 철도산업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에 구조개편과 관련된 사항은 코레일·SR 노조대표를 포함한 거버넌스 분과위를 구성, 논의해왔다.

철도 통합에 대한 최종 결론이 안 나오면서 4차 기본계획 수립·발표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미 1년 2개월 이상 계획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부담도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철도산업발전 기본계획은 5년 단위로 수립되는데, 4차 기본계획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대상이다. 국토부 내부에서는 철도 통합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에 대한 기본계획부터 확정해 발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다른 계획들은 철도산업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확정하는 최종 절차만 남았기 때문에 더 늦출 이유가 없다"며 "거버넌스 관련 부분과 분리해서 3~4월께 먼저 발표하는 방안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정권 '뜨거운 감자' 철도 통합… '공공성 강화'냐 '서비스 개선'이냐
(목포=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목포 평화광장 유세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2.18/뉴스1
(목포=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남 목포 평화광장 유세장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2.18/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는 철도 통합을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 후보는 지난달 설 연휴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SRT와 KTX를 통합해 지역 차별을 없애고 요금할인 등 공공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코레일과 SR을 통합해 SRT가 부산, 광주뿐 아니라 창원, 포항, 진주, 밀양, 전주, 남원, 순천, 여수로 환승없이 갈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철도 통합 이슈가 불거진 것은 2013년 박근혜정부 시절부터다. 당시 정부는 철도 산업 경쟁력을 키운다며 코레일의 자회사 형태로 SR을 분리시켰다. 민간 항공사들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항과 달리, 철도는 코레일 독점 체제가 이어지면서 이용자 편의성 등 철도 서비스 발전을 저해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SR 분리가 결국 '철도 민영화'의 첫 단추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철도 통합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현 정부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정부 출범 초기인 2018년 코레일-SR 통합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했지만, 이후 연구용역이 공정성·전문성 등 논란으로 중단되면서 통합 관련 논의가 한 풀 꺾였다.

통합을 둘러싼 입장 차는 여전히 첨예하다. 코레일은 통합을, SR은 반대 입장이다. 한쪽에서는 철도의 공공성을 강조한다. 새마을·무궁화 등 적자노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흑자사업인 고속철을 통합 운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SR의 분리 경영으로 흑자노선만 빼간 탓에 코레일의 경영적자가 심화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반면 고속철 경쟁 구조가 서비스나 이용자 편익을 높인다고 반론도 만만치 않다. 철도업계 관계자는 "SR이 설립된 지 10년째 접어든 만큼 현재 분리 체계를 계속 이어가는 게 철도 산업 경쟁력에 부합하는지 결론을 지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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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하 기자

서울시청 및 부동산 관계기관, 건설사를 출입합니다. 부동산 시장 관련 기사를 취재·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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