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기 정부에서 서울 구도심 복합개발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된다. 복잡한 권리관계와 까다로운 인허가, 환경영향평가 등을 '원스톱'으로 해결하면서 용도지역제에서 탈피해 파격적인 용적률을 허용하는 신개념 개발 방식이 될 전망이다.
녹슨 철도역과 잡초 무성한 공터 부지를 도심주거복합타운으로 조성한 뉴욕 허드슨 야드처럼 서울 사대문 안에 랜드마크를 조성하겠다는 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국민의힘의 구상이다. 문재인 정부가 공공주도 도심 복합사업인 2·4 대책을 내놨다면 새 정부는 민간 주도로 진행한다는 점도 다르다.
28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인수위는 서울 구도심을 주거복합타운으로 개발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을 국민의힘과 논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20년 발의 한 '도심 복합개발 추진을 위한 특례법안'이 기본 뼈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도심 역세권 복합개발을 통해 20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했다. 특별법은 규제 특례를 적용한 '복합개발혁신지구'를 지정해 수년간 개발이 멈춰선 서울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는 방안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현재 도심 개발은 3가지 틀로 작동하고 있다. 도시정비법상의 관리처분방식과 도시개발법상의 환지방식, 2·4대책 등이다. 공공주택특별법상의 2·4대책과 도시개발법의 경우 토지수용방식으로 진행돼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지만 공공주도로 진행되거나 기존 토지주에 입주권을 줄 수 없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도정법으로는 각종 인허가 절차나 토지주 동의 등을 얻기 어려워 속도감 있는 추진이 쉽지 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낡은 구도심을 획기적으로 개발하고 싶어도 권리관계가 복잡하고 토지주 설득이 어렵다 보니 현 정부에서는 신규 택지 개발 위주로 주택 공급을 해 왔다"며 "특별법은 규제특례를 통해 '원스톱'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직주근접 복합 개발을 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각종 인허가와 환경영향평가 등을 간소화 하거나 규제 특례를 통해 아예 생략하면서 토지주에게 우선입주권을 주는 내용 등이 특별법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학교를 지으려면 교육환경영향평가 규제에 따라 일정 면적 이상의 운동장 부지를 확보해야 하지만 특별법 적용을 받는 구도심 개발지엔 '운동장 없는 학교'도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으로 엄격히 구분해 각각 용적률 상한을 적용하고 있는 현행 용도지역제도의 예외 적용 방안도 추진된다. 구도심 복합개발 사업을 하면 파격적인 용적률을 허용해 고밀개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녹슨 철도역과 공터를 도심주거복합타운으로 조성한 미국 뉴욕 '허드슨 야드'를 서울 구도심에서 가능하다록 하겠다는 것으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서울플랜)'을 발표한 세운지구 개발 구상안에 특별법이 첫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청계천이 관통하는 세운지구는 대지 면적 43만9356㎡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두 배 규모다. 지하철 종로3가역, 을지로3·4가역, 충무로역이 지나는 지하철 교통 요지로 서울 도심의 사대문 안에서 유일하게 대규모 개발이 가능하지만 보존 정책으로 개발이 멈춰 있다 최근 오 시장이 본격적인 개발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