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판구조 진짜 괜찮을까요? 너무 불안해요.", "제대로만 지으면 문제 없나요?"
정부가 무랑판구조 적용 민간아파트 293곳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하면서 무량판구조는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본인이 사는 아파트에 무량판구조가 적용됐는지 알아보는 입주민의 문의가 쇄도하자 "무량판구조가 적용되지 않았으니 안심하라"는 공지가 붙은 아파트마저 나온다.
무량판 구조는 기둥식 구조(라멘)에서 보 없이 기둥만 슬래브를 지탱하는 구조다. 정말 무량판 구조는 위험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다. 특히 주거동의 무량판구조는 엄청난 부실시공이 아닌 이상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100년을 사용할 수 있는 국토교통부의 장수명아파트 기준에서 1급 장수명아파트는 라멘 구조고, 2급 장수명아파트가 무량판 구조다. 오히려 국내 최고층 아파트는 장수명 성능, 건설 폐기물 절감 등을 위해 무량판 구조가 조금 더 많이 채택됐다.
하지만 최근 정부는 마치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는 위험하다는 분위기를 조장해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무량판구조 사용을 자제하겠다는 입장마저 밝혔다. 인천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이 무너진 이유는 무량판구조 때문이 아니다. 설계부터 철근이 빠졌고, 시공과정에서 누락하고,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여기에 상부하중에 관한 계산 오류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한 결과다. 다른 공법을 사용하더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는 총체적인 부실이다.
정부는 이번 민간 아파트 조사에선 지하주자창뿐 아니라 주거동에 적용된 무량판구조까지 대상에 포함했다. 위험성을 꼼꼼히 따져 불안감을 덜어주겠다는 의도인데 입주민과 건설업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는 오히려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위해 주거동에 무량판구조 공법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벽식구조에 비해 공사기간이 길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층간소음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장점이 있어서다. 정부는 이를 독려하기 위해 분양가상한제 주택이지만 지상층에 벽식 혼합 무량판 구조를 적용하면 3%, 완전 무량판구조를 적용하면 5%의 분양가 가산비를 각각 부여할 수 있는 인센티브까지 줬다.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건설사는 텀터기를 쓰게 됐다. 시공한 지 몇 년이 지났고 하자보수 문제가 없는 아파트단지도 무량판구조 적용단지라는 이유로 건설사는 전수조사 검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조사에 동참하는 입주민은 불안감에 떨고 혹시 이번 일로 집값이 내려가거나 거래라도 안될까 전전긍긍한다.
이쯤 되면 대대적인 시간과 비용이 드는 이번 조사를 하는 배경에 의문이 든다. 부실시공의 원인을 무량판구조로 돌릴 게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 지적과 보완이 먼저다. 구조설계와 시공법은 전문화하는데 전문인력의 급감, 원자잿값 급등, 벌점을 받은 업체가 설계·시공관리·감리 수주를 계속할 수 있는 구조적인 허점 등 손볼 게 한두개가 아니다. 다른 공법을 적용한 현장에서 사고가 나면 또다시 관련 공법을 적용한 단지를 전수조사할 생각인지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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