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참사]

정부의 해명에도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히는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LLZ)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설이 세워져 있던 둔덕과 구조물의 재질 등도 문제지만, 공항 내 위치와 관련해 안전거리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국토교통부는 31일 무안공항의 LLZ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고 밝혔다. '공항시설법'에 따라 무안공항의 LLZ와 같은 장비나 장애물은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세부지침 제23조 제3항은 '공항부지에 있고 장애물로 간주하는 모든 장비나 설치물은 부러지기 쉬운 받침대에 장착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이 규정은 착륙대,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등의 위치에 적용된다. 무안공항의 LLZ는 종단안전구역 밖에 설치됐기 때문에 단단한 재질로 구조물을 설치했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항·비행장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기준' 제21조에 따라 종단안전구역은 착륙대의 종단부터 최소 90m는 확보하되, 240m를 권고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무안공항의 LLZ는 활주로 끝 지점에서 264m에 위치하고 있으며, LLZ와 외벽 사이의 거리는 56m다.
국내 공항 중 종단안전구역이 240m 이내인 곳들은 △포항경주공항(92m) △사천공항(122m, 177m) △무안공항(199m) △울산공항(200m) △제주공항(240m) 등이다.
다만 국제적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르면 쉽게 부러지지 않는 구조물이 활주로 말단으로부터 300m 이내에 있다면, 해당 구조물은 부러지기 쉬운 구조물로 교체하거나 활주로 말단에서 300m 이상 떨어진 위치로 재배치해야 한다.
또 ICAO가 2021년 발행한 공항설계지침 제5판에 따르면 ICAO는 공항 활주로 인근에 설치되는 운항 보조장치에 대해 "기체 이륙, 지상운전, 비상동체착륙 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요소로 여겨진다"며 "이러한 모든 장비는 부서지기 쉽게 하고, 가능한 한 지면에 가깝게 설치해 기체 충격이 조종능력 상실로 이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또 "착륙대(Runway strip) 끝단으로부터 240m 지점으로부터 운항 보조장치를 설치하는 경우 부서지기 쉽게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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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륙대는 비상에 대비해 활주로 끝에 마련된 별도 공간이다. 착륙대 크기도 ICAO에 규정돼 있는데, 이에 따르면 무안공항처럼 길이 1800m 이상인 활주로는 활주로 끝단부터 최소 60m를 착륙대로 확보해야 한다.
무안공항에 설치된 LZZ가 국내 규정에는 부합한다고 해도 국제적 안전기준과 발을 맞추기 위해선 현재의 264m 지점에 단단한 소재가 아닌 부서지기 쉬운 구조물로 설치했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무안공항에서도 LZZ 위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개정한 '제22차 무안국제공항 공항운영규정'에서 '공항안전운영기준 미달사항에 대한 보완계획'에 종단안전구역이 권고기준에 미흡하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향후 개선계획에 '활주로 종단안전구역 확보'를 적었고 '무안공항 2단계 확장 시 추가 확보 검토'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관련기사: [단독]무안공항 올해 초 '위험성' 인지?…종단안전구역 개선 계획 있었다)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날 여객기 참사 브리핑에서 "종단안전구역 연장 (검토)은 활주로 길이를 연장하면서 그에 맞게끔 조정이 된 거로 생각되는데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