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감사의 정원 공사중지는 직권남용"…500억 혈세 매몰 우려도

오세훈 "감사의 정원 공사중지는 직권남용"…500억 혈세 매몰 우려도

김지영 기자
2026.02.10 16:59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감도/사진제공=서울시
서울 광화문광장 '감사의 정원' 조감도/사진제공=서울시

서울시가 추진 중인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공사 중지 명령 사전통지를 하면서 이미 진행 중인 대규모 공공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업이 무산되거나 장기 지연될 경우 대규모 매몰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 공사의 현재 공정률은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11월 착공한 감사의 정원 사업은 오는 4월 준공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는 약 500억원 규모로 설계비 26억원, 세종로공원 종합정비 공사비 408억원, 상징공간 조성 공사비 88억원 등이 책정됐다. 공정률이 절반을 넘긴 만큼 총사업비 가운데 상당부분이 이미 집행된 상황이다.

서울시가 추진 중인 감사의 정원은 광화문광장 인근에 6·25전쟁 참전국과 자유민주주의 헌법 가치를 기리는 상징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국토부가 관계법령 위반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사업 추진에도 제동이 걸렸다. 국토부는 9일 감사의 정원 조성 사업이 도로법 등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며 공사 중지 명령을 사전 통지했다.

국토부는 감사의 정원 사업이 광화문 일대 도로·지하시설물 활용 방식에서 도로법상 허용 범위를 벗어났다며 서울시의 소명 절차를 거쳐 최종 공사 중지 명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공사가 중단될 경우 이미 투입된 예산 상당 부분이 회수 불가능한 매몰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공사업 특성상 구조물 철거, 계약 해지에 따른 손해배상, 추가 안전 관리 비용까지 발생할 경우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토부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합법적으로 진행되는 절차를 디테일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공사를 전면 중지시키겠다고 나서는 것은 누가 봐도 직권남용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민석 국무총리가 절차상 문제 여부를 살펴보라고 지시한 점을 겨냥해 "지시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각종 법규를 자신들(민주당 정부) 해석에 맞춰 적용하고 그 결과를 공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6·25전쟁을 기념하는 공간 조성에 이념이 개입됐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6·25전쟁은 자유와 민주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22개 유엔 참전국이 참여한 전쟁"이라며 "(감사의 정원을) 자유와 민주를 상징하는 공간으로 승화시키는 것에 이념이 개입됐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또 국토부의 법 해석 과정에 대해 "국토부 공무원들이 어떻게든 법적 하자를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 피부로 느껴졌다"며 "처음에는 지하시설물을 공공보도로 보겠다는 해석을 내놨다가 그 논리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오자 최종 발표에서는 해당 논리가 빠지고 도로법 등 다른 규정이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 기술적으로나 명분으로 보나 매우 무리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과거 유사 사례와 비교해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오 시장은 "2009년 광화문광장 조성이나 2021~2022년 광장 확장 공사는 이번 사업보다 훨씬 규모가 컸지만 당시에는 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며 "이번에만 규정을 이 잡듯 찾아 문제 삼는 것을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시는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지더라도 즉각 사업을 포기하기보다는 행정적·법적 대응을 통해 공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서울시에도 도시관리계획과 관련된 권한과 재량이 있는 만큼 국토부의 사전통지에 대해 법률 검토와 소명 절차를 거쳐 대응할 계획"이라며 "공사를 일시적으로 중단할 수 있지만 필요한 요건과 절차를 마친 뒤 사업을 완료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과정에서 준공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다소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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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건설부동산부 김지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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