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공사비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

[기고]공사비 상승을 바라보는 시각

강태경 건설기술연구원 산업혁신부원장
2026.03.03 05:05
강태경 건설기술연구원 산업혁신부원장
강태경 건설기술연구원 산업혁신부원장

자동차 구매 가격에는 제조 원가와 회사의 마진이 포함돼 있다. 공사비도 마찬가지로 시공 원가에 시공사의 마진이 붙은 것이다. 그러면 공사비에 붙은 마진은 얼마나 될까? 한국은행이 집계한 2024년 건설업 영업이익률은 2.8%로 자동차 산업의 반도 안 된다.

집값은 어떻게 정해질까? 택지와 자금을 확보해서 집을 짓고 분양해서 분양 수익을 가져가는 시행사가 있고 시행사에 공사를 도급받은 시공사가 별도로 있다. 집값에는 공사비 이외에도 땅값, 금융비용, 분양 수익 등이 포함돼 있고 공사비는 집값 원가의 일부일 뿐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매월 건설공사비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2020년 연평균을 100으로 매월 공사비의 상대수준을 수치화한 것인데 2025년 12월 잠정치는 약 133이다. 5년간 공사비 상승률이 33%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공사비가 오르면 집값도 오를까? 초고가 신축 아파트 분양 가격 중 땅값이 공사비의 두 배가 넘으니 땅값이 분양가에 훨씬 큰 영향을 미친다. 공사비가 분양가의 30%일 때 공사비가 33% 올라도 분양가 상승률은 10%가 안 되는데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서울시 평당 분양가는 2020년 2646만원에서 2025년 5131만원으로 5년간 94%나 올랐다. 공사비 상승만으로 분양가 상승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신축, 구축 포함 지역별 아파트 평당 매매가 추세를 보면 공사비 상승과 집값이 큰 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네이버 부동산에 의하면 세종시의 평당 아파트 매매가는 지난 5년간 6.1% 떨어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사비와 집값의 방향성 자체가 다른 것이다.

공사비는 왜 오를까? 약 200만명이 건설업에 종사하는데, 밥값도 오르고 버스 요금도 오르니 임금도 올라야 하지 않나? 공사비의 30~40%는 더위와 추위를 견디며 묵묵히 우리가 살 집을 짓고 계시는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임금이기도 하다. 건설업은 집을 짓지만 그 재료인 벽돌이나 샷시(창틀) 같은 것들은 다른 산업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서 쓴다. 싼 것만 써서는 높아진 국민 눈높이를 못 맞춘다. 공사비 중 재료비도 40%는 된다. 나머지는 굴삭기, 크레인 같은 장비 비용과 공사 현장이 납부하는 전기료, 수도료 등 경비로 쓰인다. 이윤도 남겨야 하는데 2020년 4.7%를 남기다가 2024년에는 2.8%밖에 남기지 못하게 됐다.

그런데도 공사비가 오르는 것이 전적으로 시공사 탓이라거나 공사비 상승이 집값 상승의 주범인 것처럼 비판을 하는 것은 건설산업에 너무 가혹하다. 공사비 상승은 공사비를 주고받는 당사자를 포함해 우리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풀어가야 할 공동의 문제 중 하나일 뿐이다.

알고 보면 건설회사도 평범한 우리 이웃들이 다니는 일터이니 부디 건설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좀 더 따스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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