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 '줄도산'이 현실화하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가장 약한 고리인 하청·전문건설업체부터 무너지는 흐름이 뚜렷하다. 공급망 하단이 흔들리면서 산업 전반으로 위기가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3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국내 전문건설업 폐업 신고는 2020년 2187개사에서 지난해 2969개사로 35.8% 늘었다. 이는 전체 전문건설업체(6만6368개 사)의 약 4.5% 수준이다.
최근의 폐업 증가 속도는 단순 경기 변동에 따른 일시적 흐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이와 관련, 재무적으로 취약한 업체의 비중이 구조적으로 확대된 결과로 분석했다.
해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영국은 올 1월 건설업 파산이 277건으로 전체 파산의 17.1%를 차지했다. 최근 1년 누적은 3912건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2019년)보다 21.5% 증가했다.
특히 같은 달 전문건설업종 파산은 128건으로 전체 건설업 파산의 46.2%를 차지했다. 전문건설업체가 하도급 중심 구조인 걸 감안하면 영국 역시 건설업 위기가 하단부터 시작되는 모습이다.
이다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문건설업은 협상력과 대금 회수, 금융 접근성에서 모두 취약하다"며 "외부 충격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이 보이고 있다. 2026.04.07. 20hwan@newsis.com /사진=이영환](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4/2026042113492896041_2.jpg)
수주보다 현금흐름이 더 큰 문제로 지목됐다. 전문건설업체는 공사 이후 대금을 받는 구조에서 지급이 늦어지면 곧바로 유동성 위기로 이어진다. 하도급 구조에서는 지급 지연과 미수금 발생 가능성이 높아 현금 흐름이 더 불안정하다.
자금 조달도 쉽지 않다. 중소 전문건설업체는 금융권보다 개인 자금 의존도가 높아 금리 상승이나 금융 경색에 취약하다. 같은 충격에도 부실이 더 빠르게 확대되는 이유다.
건설업 전문가들은 부실이 개별 기업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건설업의 파산이 협력 업체와 자재·장비 공급망은 물론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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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전문가들은 한동안 공사대금이 제때 지급되느냐가 전문건설업체들의 생존을 가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도급 대금 지급 기일 준수와 지연 모니터링, 미수금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부실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는 체계도 필요하다. 이 부연구위원은 "레버리지, 유동성, 수익성, 운영효율성 등 재무제표를 기반으로 전문건설업의 특성을 반영한 조기경보모형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속도도 변수다. 그는 "건설업은 회생이 길어질수록 신용과 거래 관계가 빠르게 무너진다"며 "신속한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