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서울시내 구주택 밀집지역 모습. 2026.08.13. /사진=고승민](https://thumb.mt.co.kr/cdn-cgi/image/f=avif/21/2026/08/2026081810134376610_1.jpg)
정비사업 진행 시 상가와 종교시설과 관련돼 발생하는 갈등이 정비사업을 지연시키는 주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상가 소유자의 주택분양 자격 부여 여부, 종교시설의 가치산정 등이 갈등을 만들면서 정비사업이 수십년 지연되기도 한다. 두 갈등 모두 상당부분 제도의 미비에 기인하는 만큼, 법령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 지적이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상가 및 종교시설 관련 갈등이 정비사업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분양을 진행한 흑석 11구역(써밋더힐)의 경우 2015년 조합이 설립된 이후 11년이 지나 겨우 분양을 할 수 있었다.
흑석11구역은 구역 내 교회와 사찰 이전 협의 난항으로 사업이 지체되고 조합 자금난까지 겹쳤다. 2017년 신탁사 대행자 방식으로 전환한 후 교회는 대토 및 신축 건축비 보상, 사찰은 협의취득으로 정리돼 2022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으며 겨우 사업이 진행됐다. 조합 설립 후 11년 지나 진행된 분양에서 분양가는 전용 84㎡ 최고가가 29억7820만원으로 '국평 30억원'에 육박했다.
건산연은 "재개발 사업에서 종교시설 관련 갈등은 주로 관리처분 과정에서 종전 종교시설의 가치 산정, 새로 지어지는 종교시설의 위치·면적·가치 차액 정산, 사업 기간동안 임시로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 제공 및 이에 소요되는 비용 부담과 관련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재건축 사업 내 주택 소유자와 상가 소유자 간 갈등도 많아, 일부 사업장에서는 사업이 20년 이상 지연되기도 했다. 주로 주택분양 자격 부여, 주택분양 조건, 차등비례율 적용 관련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는 크게 늘어난 반면, 온라인 거래 증가 등으로 오프라인 상권이 침체되면서 상가 수요는 매우 줄어든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통계에 따르면 일반상가 공실률은 2024년 3분기 8.3%에서 2026년 2분기 9.4%까지 늘었다. 최근 약 2년 만에 1%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관련 갈등이 늘어나면서 최근 신축 단지에는 법적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상가를 아예 건설하지 않는 곳도 생기고 있다.
상가, 종교시설 관련 갈등이 오랜시간 정비사업을 지연시키는 요소로 작용하면서 제도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정부도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민간 정비사업 속도 제고를 추진할 만큼 정책적 필요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제도개선 시도가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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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희 건산연 연구위원은 "두 갈등 모두 상당 부분 '게임의 룰'에 해당하는 제도 미비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사료된다"며 "당사자 간 협상에만 맡겨진 핵심 쟁점의 처리 기준을 법령에 명확히 하고, 통합개발이 모두에게 유리하도록 유인을 설계하되, 합의가 끝내 어려운 경우를 위한 형평성 있고 도시계획적으로도 바람직한 출구를 함께 정비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상가 소유자도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관리처분 기준 개편(조례로 상가 크기별 제한) △조합설립 단계 갈등구조 개편 △정비계획 수립 시점에 종교시설 관련 처리 방향 확정 및 합의에 구속력 부여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