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토교통부가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본체 부지의 주거용 전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반면 정부는 구체적인 공급 대상지를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서울시는 용산공원 인근 산재한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주택 공급 대안으로 제시했다.
오 시장은 20일 국토부와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오늘 면담에서 용산공원에 대해서는 평행선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용산공원만큼은 서울 시민들의 삶의 질을 위한 여가 공원이자 남산부터 한강까지 이어지는 녹지축의 주요 부분"이라며 "본체 부지의 일정 부분이라도 주거용으로 전용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에 동의하는 것은 서울시장으로서 역사에 죄인으로 남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용산공원 본체 부지의 주택 공급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구체적인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 대상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늘 용산공원 전체 부지 내 어떤 부분을 주거용도로 적용할지에 대한 말씀은 끝까지 특정하지 않았다"며 "여러 차례 어느 부지를 염두에 두고 있는지 물었지만 아직 확정되고 정리된 입장이 없다는 것이 국토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장교숙소 부지와 미군 아파트 부지, 방위사업청 부지, 용산어린이정원 주변 부지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정부가 이 가운데 어떤 부지를 실제 주택 공급에 활용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부지를 직접 개발하는 대신 인근 산재 부지를 활용하는 절충안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캠프킴 부지라든가 경리단 부지, 한국은행 주차장 등 인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적극 검토하고 도와드릴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과 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이 이미 갖춰진 지역을 활용한다면 주택 공급 확대와 공원 보존을 함께 추진할 수 있다는 취지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에 대한 서울시와 국토부 간 입장차도 여전했다. 서울시는 8000가구, 국토부는 1만가구를 제시한 가운데 양측은 절충안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오 시장은 "저희(서울시)는 8000호가 (최대 공급 가능 규모라는) 입장이고 국토부는 1만호"라며 "그 사이에서 융통성을 발휘해 절충안을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좀 더 논의를 지속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정부·여당이 특별법 개정 등을 통해 용산공원 주택 공급을 강행할 경우에 대해서는 시민 여론을 통한 견제 가능성을 언급했다. 오 시장은 "국회에서 법을 바꾸는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이 소수 정당이기 때문에 법안을 개정하는 움직임을 사실상 막을 힘은 없다"면서도 "확보하기 힘든 녹지를 공원화해 100년, 200년 후 세대까지 물려줘야 한다는 입장에는 많은 서울 시민들이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