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 오를 대로 올라버려 오히려 떨어지면 서민경제가 고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는 실패한 부동산대책에 이어 정부의 '설익은 정책'의 예고탄이 또 있다.
보건복지부가 의료보험 재정적자의 해결책으로 추진하는 민영건강보험의 법정 본인부담금 보장을 제한하는 내용의 민영건강보험제도가 그것이다. 현재 이 제도안에 대해 보험업계는 물론 2000만명의 민영건강보험 가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요즘 3000∼4000원이면 해결할 수 있는 아주 가벼운 병에도 병원과 약국을 가야 치료를 받는 게 의료 이용의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동네 병원 수요가 늘어나 종합병원 의사들이 개업 러시를 이루고 있고, 그에 따라 의사 부족과 중형병원이 도산하는 이상징후가 계속되고 있다. 이는 재정적자 요인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증에 대한 보장을 축소하고 중증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 건의가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에서도 제기됐다.
1만원 이하는 환자 본인부담으로 해야 한다는 보고서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이 보장하지 못하는 중증질병을 보장하는 민영보험사업자의 시장 선호는 성공했고 그 가입 건이 2000만건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실증적 분석 자료도 없이 민영건강보험의 법정본인부담을 제한하고 보건복지부가 감독권을 행사하겠다는 세계 유일의 법안을 제출하려고 한다. '설익은 정책'의 시장 실패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의료 이용자가 본인부담금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민영건강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합리적인 선택행위로 비난할 수 없다. 특히 저소득계층을 포함한 중간소득계층의 민영건강보험 가입자가 상당수 존재함을 감안해야 한다.
또한 정부는 민영건강보험의 본인부담금 보장이 의료 재정적자의 원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오랜 세월 연구한 전문가의 보고서를 보면 입원치료를 늘리는 것과 무관하고 경증인 외래치료에 다소 영향을 준다고 정부 정책의 찬반 양론 사이에 공통적으로 적시됐다.
이는 국민건강보험만의 문제가 아니라 민영건강보험의 재정안정성에도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 규제가 없더라도 민영사업자 스스로 개선안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 시장의 기능을 모르는 주장이라고 일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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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모든 나라의 정부에서 관장하는 연금 및 보험사업의 원리는 수천년 전부터 사용해온 민영보험사업의 원리를 원용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필자가 중국에서 1년 동안 생활할 때 그렇게 의료시설과 제도가 허술한데도 이를 민영보험사업자에 맡기는 정책을 내놓고 전문적인 회사 설립을 장려하고 있었다. 이웃나라의 실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까.
국가는 국가가 할 수 있는 만큼의 역할만을 분명히 하고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 정책의 실패는 많은 나라에서 있어왔다. 그러나 이를 시장에서 보완하고 지켜왔다. 정말 정부가 시장의 힘을 꺾어서는 안 된다는 역사적 교훈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