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여름훈련'에 돌입한다. '조직역량을 위한 팀워크 도전정신 배양 연수'란 거창한 제목을 달았다.
김종창 원장을 비롯한 임원 13명, 국·실장 46명, 팀장 229명 등 288명은 '필참'이다. 밑의 직원들은 부서별, 직급별로 참가대상이 정해진다. 모두 합하면 400여명이다. 사실상 전직원이 대상인 만큼 5차례로 나눠 진행된다. 1차 연수는 오는 9, 10일 1박2일 일정으로 열린다. 이후 8월7일까지 매주 1차례 훈련이 이뤄진다.
첫날 일정은 조직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토론이 주를 이룬다. 강연과 분임토의가 진행된다. 이튿날엔 대부도 갯벌체험이 예정돼 있다. 갯벌체조, 단체축구, 보트조정훈련 등 이번 연수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다.
금감원이 바쁜 일정에도 이런 행사를 기획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한국은행법 개정 논의 때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반성이 없지 않다.
팀워크, 도전정신 등은 "한번 뭉쳐보자"는 결의인 셈이다. 연말 한은법 개정을 앞두고 결전을 치러야 하는 한국은행이 긴장의 눈빛을 갖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은행·증권·보험 등 업권별 소통 부재를 해소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 온몸으로 부대끼고 엉켜서 보이지 않는 '벽'을 없애보자는 취지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이유는 다소 뜬금없지만 '경기회복 이후'에 있다. 이는 최근 김종창 원장이 강조하는 '미세조정'과 연결된다. 경기확장기조 이후 뒤따라올 부작용을 막는 것은 거시정책이 아니라 미시적 접근이라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경기확장정책은 생색내면서 할 수 있지만 뒷수습은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얘기도 자주 한다.
그 미시적 대응은 금감원의 몫이다. 큰 그림보다, 멋진 명분보다 오히려 작지만 꼼꼼한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김 원장이 '갯벌 여름훈련'에서 얻고자 하는 것도 바로 그런 마음가짐이다.
물론 바람이 현실이 될지는 알 수 없다. '갯벌체험'에 대한 내부직원들의 반대목소리가 없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뭔가' 해보려는 금감원의 노력은 이미 '성공'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