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퇴직자 구애작전에 나섰다. 퇴직금은 개인고객의 자금 중에서 규모가 크기 때문인데, 특히 KT처럼 대규모 명예퇴직을 단행한 곳이 1차 공략대상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퇴직금 유치를 위해 금리를 우대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씨티은행은 15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프리스타일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KT 퇴직자에게 최고 0.3%포인트의 금리 우대 혜택을 제공한다. KT 퇴직자에게는 1년제 연 5.0%, 2년제 5.5%, 3년제 6.0%의 금리를 적용하는데 일반적인 '프리스타일 정기예금' 금리는 4.7~4.8%(1년제 기준) 수준이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이번 KT 명예퇴직은 숫자와 퇴직금 규모 모두 예년보다 크다"며 "퇴직금을 예치하기 위해 금리 우대 정책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은 '와인 정기예금'에 퇴직금을 예치하면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노후대비 상품인 '와인 정기예금'은 연 3.9%의 기본금리를 제공하는데, 만약 본인 또는 배우자의 퇴직금을 예치하면 금리를 0.2%포인트 우대한다. 다른 우대금리까지 모두 받으면 연 4.5%까지 가능하다.
다른 은행들도 영업점 상담 과정에서 퇴직자들에게 가능한 최고 금리를 제시하는 등 퇴직금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최근 KT 퇴직자들을 잡기 위해 은행들이 영업 경쟁을 펼치고 있다"며 "일단 KT 퇴직자라고 하면 제시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해 퇴직금을 예금으로 끌어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퇴직연금 유치 경쟁도 뜨겁다. 특히 개인퇴직계좌(IRA) 상품의 과세 혜택을 내세우고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KT 퇴직자가 IRA에 가입하면 6%(1년제 정기예금식 기준)의 금리를 제공한다. 일반 정기예금 금리보다 약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금융계 관계자는 "IRA의 경우 증권사까지 유치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며 "KT 외에도 명예퇴직을 실시한 곳이 많아 당분간 퇴직금 유치 경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