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고객 안중에 없고 제몫 챙기는 은행노조

[기자수첩]고객 안중에 없고 제몫 챙기는 은행노조

정진우 기자
2010.03.31 10:33

"저는 A은행 직원입니다. 인사부나 노조의 보복이 두려워 솔직히 힘듭니다. 인사부 눈 밖에 나면 좌천을 당하고 노조에 잘 못 보이면 폭언이나 폭행을 당하고…(중략) 행장과 노조위원장이 서로 발목잡혀있다거나, 인사부장이 위원장과 선후배사이라 서로 묵인하고…(중략) 노조는 반대하는 직원을 폭행하거나 폭언하는데 내 직장이 맞는 것일까요? 제대로 해주세요. 노조나 일반직원이나 똑같이 대우받게 해주세요."

최근 기자에게 날아온 편지(사진) 내용이다. 한 은행 직원이 그동안 옆에서 본 노조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적어 A4 두 장 분량으로 보냈다. 그는 노조가 직원들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노조가 이 은행을 좀먹게 하고 있어서 서글프다고 주장했다.

물론 이 직원의 말이 100%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A은행 노사의 이상한(?) 관계는 그동안 공공연히 알려졌다. 그런 이유로 기자는 이 편지 내용이 금방 이해됐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소속인 국민 신한 우리 기업 하나은행 등 각 노조는 은행에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직원복지와 근무여건 등을 놓고 은행장과 담판을 짓는다. 특히 급여삭감과 같이 민감한 문제에 대해선 여론몰이 등 전 방위적인 힘을 보여준다.

B은행 노조는 최근 은행 본점 로비를 점거하고 한 달 여간 쟁의행위를 했다. 경영진이 퇴근문화 개선 내용을 은행 평가항목에서 제외해서다. 노조는 퇴근시간을 보장하라고 경영진을 압박했다. 하루 12시간은 기본이고 보통 15시간 일하는 날이 허다해 못살겠다는 내용이었다. 현재 노조는 로비 농성을 풀었고 경영진과 협상중이다.

그런데 문제는 과연 이들의 노력이 실제 은행원들에게 돌아가느냐다. 그로인해 고객들의 살림살이는 좀 나아졌을지도 의문이다. 해당 은행원들과 고객들은 노조의 이런 행동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실제 이들을 바라보는 고객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고임금, 좋은 복지체계 등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은행이 너무 하다는 반응이다. 고객들은 안중에도 없다고 힐난까지 한다.

은행노조는 이제 곧 경영진과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할 계획이다. 이들은 은행이 올해 반드시 임금을 올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영진과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공교롭게도 4월1일은 은행 영업시간을 30분 앞당긴 지 1년 되는 날이다. 노조는 그동안 업무강도가 더 높아졌다는 분위기지만 고객들은 서비스가 더 나아졌다고 생각하는지 돌아볼 문제다. 은행이 있기 전에 고객이 있다는 사실을 노조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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