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30억 예금거부에게 정책 저리자금 대출

농협, 30억 예금거부에게 정책 저리자금 대출

김수희 MTN기자
2010.05.24 12:11

< 앵커멘트 >

어려운 농민을 지원하고 농업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특별 배정되는 정부의 농업 정책자금. 감사원은 그러나 농협중앙회가 이 자금을 부적절하게 대출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수희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해 말 농림수산식품부와 관계기관에 대한 감사원 감사결과 보고서입니다.

농협중앙회가 정책자금을 무이자, 또는 저리로 대출해주며 담보로 상당 금액의 예·적금을 수신했다는 지적이 포함돼 있습니다.

일반 금융기관은 대출 금리가 예·적금 금리보다 높습니다. 때문에 돈을 빌려 이를 예금이나 적금으로 넣어도 손해를 보게 됩니다.

하지만 농업 정책자금은 어려운 농민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예·적금 금리보다도 낮습니다. 농업 정책자금을 빌려 어려운 생계나 농업 확대에 쓰지 않고 은행에 넣어놓는다면 아무런 위험 부담 없이 금리차이 만큼 부당한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됩니다.

감사원이 작년 7월 말 기준으로 농협이 대출한 정책자금 중 대출잔액이 남아있는 건수를 조사했습니다. 이 결과 예·적금을 담보로 대출한 경우가 6564건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액으로만 1832억원입니다. 이 중 정책자금을 대출 당일에 예적금을 신규 예치한 경우도 상당했습니다.

토지 등 부동산을 담보로 정책자금을 대출받았다가 일정기간 이후 담보를 예적금으로 바꾼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1억원 이상을 예치하고 정책자금을 대출한 경우도 수백건에 달했고 30억원 이상을 예치한 경우도 4건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1억원 이상씩 예금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저리의 정책자금을 대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농협중앙회가 정책자금으로 농협은행의 수신고를 높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도 지적했습니다.

농협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을 지고 있는 농림수산식품부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지난 4월 예적금 담보 제한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녹취]농식품부 관계자

"얼마 전에 대출업무 규정을 바꿨고요. 대출 1개월 이내에 (예적금을 담보로 설정하지 못하도록)..."

농협중앙회는 정책자금 대출을 농민 직접 지원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영업비밀이라며 지원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녹취]농협중앙회 관계자

"그 부분은 외부에 나갈 수 있는 자료는 아닌 것 같습니다."/

농업 활성화와 어려운 농민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자금 대출이 농협중앙회와 가계가 넉넉한 농민의 수익 통로로 이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머니투데이방송 김수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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