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려오는 정기예금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은행을 찾는데 거부할 수도 없고…"
시중자금이 계속해서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지만, 정작 은행들은 불안하다. 새로 들어오는 정기예금 중 대부분은 만기가 짧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회사들은 수익성과 노후생활 보장을 가미한 저축성 연금상품을 내세우며 시중자금을 끌어들이는 데 골몰하고 있다. 초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투자자들은 갈 곳 몰라 단기부동화되고, 금융회사들은 운용과 자금확보를 걱정해야 하는 이상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은행은 정기예금 단기화에 고민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개 은행의 정기예금 가운데 51%만이 만기가 1년 이상이다. 만기가 6개월도 안 되는 정기예금 비중은 전체의 22%에 달했다. 6개월 이상~1년 미만의 만기를 가진 정기예금 비중은 27%였다. 일부 은행의 경우 만기가 1년 미만인 정기예금 비중이 50%를 넘는다. 또 대부분의 은행에서 만기가 2년 이상인 정기예금 비중은 미미하다.
더 큰 문제는 만기가 긴 정기예금의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단기 정기예금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은행권의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전월 대비 13.1% 증가한 반면,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은 0.1% 줄었다.
또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하기 전까지는 단기 예금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권이 제시하는 금리가 4%대를 밑도는 상황인데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 예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단 기다려 보자'는 심리로 정기예금을 찾는 것이다. 지난달 말 기준 4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318조 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5% 증가했을 정도다.
이 때문에 은행은 정기예금의 인기를 마냥 반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오르면 정기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향후 주식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은행권에 머물던 시중자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험사는 자금확보 고심
밀려드는 돈이 고민인 은행과 달리 보험회사들은 고객의 돈을 끌어모으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선택 기회를 높이고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갖춘 신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교보생명은 주식과 채권에 각각 50%씩 투자하는 혼합형펀드를 비롯해 파워인덱스100 혼합형, 채권형 펀드 등 5종의 다양한 펀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종신보험이면서도 변액연금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능도 덧붙였다. ING생명도 1일부터 출시한 '(무배당) 언제나 플러스 연금보험'을 통해 고객이 금융상황에 따라 3가지 적립방식(상승형, 하락형, 공시이율)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AIA생명도 1일부터 시장수익률을 추구하면서 주가 하락 리스크에도 대응하는 '무배당 스텝업 재테크 변액연금보험'을 출시했다.
저축성보험은 제시금리에 해당하는 공시이율이 시중은행 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데다 변동금리기 때문에 향후 본격화될 금리인상 시 혜택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7월 초 기준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이 가장 높은 손보사는 그린손보로 5.4%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롯데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은 5.1%다. 생보사는 이보다 다소 낮아 동양생명 5%, 교보생명, 대한생명 4.9%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