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 예금 쏠림세 '한꺼번에 빠져 나가면 어쩌나'
"정기예금 때문에 고민이 많습니다."
시중자금이 계속해서 정기예금으로 몰리고 있지만, 정작 은행들은 불안하다. 새로 들어오는 정기예금 중 대부분은 만기가 짧기 때문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 등 4개 은행의 정기예금 가운데 51%만이 만기가 1년 이상이다.
만기가 6개월도 안 되는 정기예금 비중은 전체의 22%에 달했다. 6개월 이상~1년 미만의 만기를 가진 정기예금 비중은 27%였다.
일부 은행의 경우 만기가 1년 미만인 정기예금 비중이 50%를 넘는다. 또 대부분의 은행에서 만기가 2년 이상인 정기예금 비중은 미미하다.
더 큰 문제는 만기가 긴 정기예금의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단기 정기예금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은행권의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은 전월 대비 13.1% 증가한 반면, 1년 이상 2년 미만 정기예금은 0.1% 줄었다.
또 이런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거라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상하기 전까지는 단기 예금의 인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만기가 짧은 정기예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초부터 이런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권이 제시하는 금리가 4%대를 밑도는 상황인데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단기 예금을 선호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일단 기다려 보자'는 심리로 정기예금을 찾는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금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고객들 다수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 다른 재테크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잠깐 돈을 맡기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고객은 만기를 짧게 가져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은행은 정기예금의 인기를 마냥 반길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반기 기준금리가 오르면 정기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 향후 주식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면 은행권에 머물던 시중자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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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 수신 담당자는 "예대율 규제와 수신 잔액 확보 등을 위해 만기가 긴 정기예금을 최대한 유치해야 하는데 상황이 쉽지 않다"며 "하반기 이후 정기예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권 정기예금 잔액은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4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318조 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5%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