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최근 발표한 서민 전용 대출상품 개발 계획에 이은 ‘사회적 책임’ 2탄 형식이다. 정부의 친서민 정책에 호응한다는 차원이지만, 금융당국의 압박이 크게 작용한 영향이 크다.
은행연합회 고위 관계자는 1일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여도가 떨어진다는 당국의 지적이 있어 개선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규모는 나온 게 없지만 각 은행 의견을 취합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관련 기사은행 '서민지원·일자리' 압박 나선 당국 속내는
현재 은행권에서는기업은행(23,650원 ▼150 -0.63%)이 ‘잡월드’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구직에 나선 청년층과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을 연결시켜주는 프로그램이다. 전국에 있는 영업점을 구인 구직 채널로 활용하는데 지난해 2월 시작 후 1년 반 만에 청년 취업자 수 2만 명을 넘어섰다.
신한은행은 직원들의 급여반납을 통해 마련한 370억 원의 재원을 갖고 청년층과 취약계층을 위해 3000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job-S.O.S 4U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은행들은 청년 인턴제도 외에 특별한 일자리 창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일종의 직원 급여 삭감을 통한 ‘잡 셰어링’인데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특별한 대책이 못되고 있다.
은행권이 청년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갖기로 한 건 이런 상황에 대한 금융당국의 강한 압박이 있었던 탓이다. 권혁세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달 28일 시중은행 부행장들과 만나 서민금융 지원 외에 일자리 창출을 요청했다. 권 부위원장은 〃잡 월드가 중소기업은행의 전매특허냐, 고객 정보가 다 있는데 은행이 거래기업에게 좋은 청년들을 연결시켜주는 통로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표현은 ‘당부’‘요청’ 이었지만, 사실상 ‘주문’‘지시’에 가까웠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정치권의 노골적인 압박도 있었다. 홍준표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최근 〃국민 혈세로 살아난 은행이 서민대출 않고 자기들만의 잔치를 하고 있다〃며 〃우리가 추구하려는 관치금융은 아무리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융단 폭격을 퍼부었다. 은행권의 선제적 움직임이 없으면 하반기 국회에서 각종 법안으로 규제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시중은행의 한 임원은 〃분위기가 너무 좋지 않아 하반기 각 은행들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계획보다 늘리는 등 여러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이번 주 부행장들 모임에서 일자리 늘리기에 대한 다양한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