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銀 공포 "이러다 남아나는 곳 없겠다"

저축銀 공포 "이러다 남아나는 곳 없겠다"

김유경 기자, 박종진
2011.05.04 18:51

저축銀 불안감 절정, "루머 하나 잘못 돌면 문 닫을 수도"

저축은행 업계가 대규모 예금인출 공포에 휩싸였다. 부산저축은행의 대규모 비리혐의가 밝혀지면서 업계 전반에 '불법행위와 부실' 우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서다.

특히 저축은행 업계와 금융당국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며 '우량'한 제일저축은행마저 불똥이 튀는 모습에 두렵기까지 하다는 반응이다.

제일저축은행은 퇴임 임원의 금품수수사건으로 지난 3일과 4일 연이틀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를 겪었다. 삼화·부산저축은행 등 잇따른 영업정지 사태 당시에도 이러한 대규모 예금인출은 없었다.

업계도 놀란 분위기다. 제일저축은행에 부실화 등의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예금인출이 이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저축은행과 금융당국에 대한 고객들의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은 이제 검찰수사나 금감원 검사보다 '루머'와 '군중심리'가 더 두렵다고 말한다.

A저축은행장은 "부산저축은행의 특혜인출 사태 등으로 인한 불안한 마음이 '불법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와 맞물리면서 대규모 인출 심리로 이어졌다"며 "감독원이 나서서 문제가 없다고 고객들에게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 불신이 매우 심해 입방아에 잘못 오르내리면 직격탄을 맞을 판"이라며 "이제는 고객들이 고심하지 않고 바로 실천(예금인출)에 옮긴다"고 말했다.

대형보다는 지방 중소 저축은행의 두려움이 더 크다. 영남 지역의 C저축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나서 아무리 괜찮다고 해도 믿지 않는 분위기인데, 작은 저축은행들은 소문 한번 잘못나면 흑자를 내도 문 닫을 처지"라고 하소연했다.

D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을 "정전기에도 불이 붙는 분위기"로 비유했다. 그는 "현재 저축은행 업계에 대한 사람들의 심리는 작은 사건이나 루머에도 불이 붙을 수 있을 만큼 바짝 말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다행히 다른 저축은행에는 추가 예금 인출 조짐이 없다. 지난 2월 영업정지가 잇따랐을 때처럼 "괜찮냐"는 문의전화가 쏟아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업계는 어디서 추가 부실이나 대형 불법행위가 적발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또 다른 수도권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사실 서로가 내부 경영 사정이나 영업행태를 잘 모른다"며 "어디서 제2, 제3의 부산저축은행이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 차라리 확실한 구조조정을 해달라는 요구도 나온다. 부실 저축은행을 남김없이 털어내고 불확실성을 신속히 제거해야 정상 영업을 하는 저축은행들이 살 수 있다는 호소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도 "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심리적 동요에 따른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이라며 "부실과 불법이야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되지만 근거 없는 불안감은 우량 저축은행에 치명타를 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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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안녕하세요. 정보미디어과학부 김유경 정보미디어과학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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