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號, 새 성장동력은 '따뜻한 유대감'

신한號, 새 성장동력은 '따뜻한 유대감'

대담〓채원배 금융부장, 사진〓이동훈 정리〓신수영 기자
2011.07.25 11:12

[머투초대석]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

돌연, 큰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었다. 태풍이 잦아든 지난 3월 신한금융그룹 직원들이 제주 마라도를 배경으로 노래를 불렀다. 'You raise me up.' 시련 속에서 나를 일으켜준 당신(you)에게 감사한다는 의미의 그룹 CF였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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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은 국내 최남단 마라도의 절벽이다. 한동우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를 굳이 "절벽에, 마라도 끄트머리"라고 표현, 당시 신한그룹 임직원의 각오가 어떠했는가를 에둘러 전했다. 노래 내용에 대해서도 "고객(you)만 바라보고 앞으로 나가겠다는 뜻을 담았다"며 "보답하는 경영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의 내분사태는 국내 금융 산업에 큰 화두 하나를 던졌다. 외환위기 이후 외형은 커지고 근사해 졌지만, 과연 이를 움직이는 엔진(지배구조 등 운영시스템)이 이에 따라갔느냐는 반성이다. 사태가 일단락된 뒤, 과도기를 거쳐 한동우 회장이 새로운 수장 자리에 올랐다.

그게 지난 3월 말의 일이다. 이후 4개월 동안 한 회장은 고객과 주주의 신뢰를 회복하고 시대에 부응하는 지배구조를 도입하고자 노력해왔다.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나서는 한편 진정한 리딩 뱅크(선도은행)가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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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윤곽은 지난달 30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됐다. 이를 구체화하고 실행에 옮기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해 인터뷰를 청했다. 인터뷰 도중 한 회장이 가장 많이 언급한 말은 '고객과 주주의 마음을 사로잡는 따듯한 금융회사'였다.

 

-'따뜻한 경영'을 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한사태 이후 회장이 됐습니다. 주주, 고객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며 출발했는데, (그런 사태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을 믿고 이용한 고객들에 대해 우리가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라도에서 노래를 부른 CF도 그런 의미지요. 1982년 신한은행이 시작할 때 행훈이 '새롭게 알차게 따뜻하게'였습니다. '새롭게'와 '알차게'는 그동안 잘 해왔다고 봅니다. '따뜻하게'는 좁게는 직원들과의 화합이고 넓게는 고객과 사회와 함께 하는 이미지, 함께 가는 이미지인데, 이 부분에서 2% 정도 리딩뱅크가 되기에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았는가 합니다. 몇 년 더 하면 바뀌지 않겠습니까, 이를 제 임기 중에는 바꿔놓고 싶습니다.

 

-기존에 해왔던 사회공헌과 무엇이 다릅니까.

▶상생 프로그램과 같은 기존의 사회공헌은 국가와 사회 구성원에게 해야 하는 역할이고, 이외에 신한하고 오래 거래한 고객들이 어려워졌을 때 함께 하는 경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이런 개념 없이 수익을 내서 사회공헌을 해왔는데요, 거래 고객들에게도 뭔가 따뜻한 소리를 들어야지 '은행이 비올 때 우산을 빼앗았다'는 말은 안 들어야 할 것입니다. 신한의 핵심가치(고객중심, 상호존중 등 5가지)도 '금융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근본이념에서 나온 것입니다. 정말 금융을 통해 세상을 이롭게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얼마 전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도 하반기에 이를 본격적으로 해보자고 제안했습니다. 각 사별로 구체적인 안을 내보자고 했어요.

-사실 은행의 상품 판매가 공급자 위주인 경향이 없지 않지요.

▶예전에 보면 지점별로 수익을 올리는 데만 치중했는데 고객도 수익이 좋아지는 상품 판매가 돼야 합니다. 펀드 같은 경우 결과가 안 좋기도 했는데 변동성이 큰 상품은 위험을 수용할 수 있는 고객에 판매한다든지, 고객층을 세분화해 맞춤 판매를 해야 합니다. 따뜻한 경영에서 이런 점도 개념을 정립하려고 합니다. 오래 거래했는데 자산관리에서 기대에 못 미쳤다면 (고객 입에서)따뜻한 은행이란 말이 나오기 어렵겠지요.

-'신한사태'란 단어가 잊힐 정도로 회복이 됐죠.

▶실적도 제대로 가고 있고, 안정이 됐습니다. 다른 곳이 그랬다면 조직이 상당히 흐트러졌겠지만 신한금융은 몇 사람이 아닌 시스템으로 움직이는 조직이에요. 다만 작년 일련의 일들에서 나타났듯, 지배구조와 승계 프로세스 등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지요.

얼마 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그룹 지배구조와 경영권 승계 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는데요, 구체적인 내용은 8월 중 워크숍 등을 통해 이사회에서 충분한 논의를 해서 확정할 것입니다. 제도화할 것은 제도화하고, 연내 시행할 것도 있지만 자산관리(PB, WM)나 투자금융(CIB) 등 사업부문별 경영관리체계는 내년 초부터 시행할 예정입니다.

-성과평가 체계 마련 등 준비가 필요한데요.

▶기존 사업부문별 경영관리체제의 장점을 부분적으로 도입해 협업을 추구하는 시너지 모델인데, 외국식으로 직도입하기 보다는 한국형, 신한 식으로 만들어 장점이 잘 발휘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합니다. 한국적 정서와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거든요.

-어떤 점에서 그렇습니까.

▶기존의 법적인 조직을 두고 수평적 체계를 도입하는 것인데, 성과평가나 보고 체계(소속감) 등이 문제입니다. 그래서 부문별 헤드를 외국처럼 부회장으로 두지 않고 부행장급으로 두려고 합니다. 부행장급으로 두면 각사 사장들과 상의하고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겠습니까. 또 은행이나 금융투자(증권) 등 자회사가 이 체제 덕분에 각사의 실적이 좋아졌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하겠죠. 서로 협조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해당 사업부문이 잘 되면 관련 그룹사 CEO 평가도 좋아지도록 설계하려 합니다.

지금 PB를 은행, 증권, 보험이 다 하고 있는데 고객들 입장에서 이를 따로 영업하는 걸 원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런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고요, 일단 시도를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고 해서 한국에서는 이렇게 하면 좋더라, 이런 걸 해보자는 것입니다.

-비은행 부문 강화 차원서 보험사 지분 인수 가능성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대형 기업 인수합병(M&A)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룹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보험라인의 성장은 필요하지만, 현재 신한생명이 견실하게 성장하고 있어 자체성장을 우선 추구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보험 산업이 성숙단계에 들어서고 있어 출생률 하락 등을 고려한 시장의 미래도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은행 부문 인수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은행 대형화는 기업가치 측면 등을 보면 장단점이 있겠지만, 은행의 ROA(총자산순이익률)가 1.1%, 비은행이 3% 수준이어서 M&A를 하려면 비은행 부문이 맞다는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은행은 국내 산업이 상당히 정체되면서 해외 진출 얘기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아시아 지역에서 해외진출을 활발히 꾀하고 있지요.

▶국내 은행들이 전에는 홍콩, 미국시장만 얘기를 했는데 지금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화를 꾀하는 추세입니다. 해외사업이 단순히 숫자가 많다고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고, 진출한 국가에서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해야 합니다. 신한은 그동안 은행을 통해 확보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영업력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카드, 리스 등 캐피탈 업종도 진출하면서 실속 있게 하는 것이 전과 달라졌지요. 지난 5월에는 베트남에 카드 사업을 시작했고 홍콩에는 자산운용사 현지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를 발판으로 선진국에도 나가야 겠지요. 이런 노력을 통해 현재 3% 수준인 해외 수익비중을 중장기적으로 10%까지 높이려 합니다.

-앞으로도 저축은행 매물이 많을 것 같은데요, 인수 계획이 있으신가요.

▶수도권에 있는 저축은행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은행과 저축은행은 고객층이 달라 충분히 새로운 영업채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신한금융에 서민금융 채널이 있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있고, 하반기 적당한 곳이 있으면 인수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짐 콜린스 지음)라는 책과 관련해 '초우량 금융기관'의 조건을 생각해 봤는데요, 결국 리스크 관리와 고객들과의 따뜻한 유대감이 기본이 아닐까 합니다. 이런 것들을 소홀히 하면서 어느 한 면을 추구하다보면 기업이 잘못될 수 있어요. 따뜻한 경영은 장기적으로 보면 기업의 펀더멘털을 굳건히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안 해온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보다 본격적으로 추진해 신한금융의 콘셉트로 만들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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