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먼저 하면 눈총, 따라하면 체벌?

[기자수첩]먼저 하면 눈총, 따라하면 체벌?

배성민 기자
2012.02.02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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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지 말랬더니 하룻만에'

"특별한 이유 없이 금리(저축성보험 등 공시이율)를 올리는 것에 유의하고 있습니다."(1월31일) 금융감독원이 올해 보험검사업무 추진계획을 밝히며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하루가 채 지나지도 않아 서너곳의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이 1일부터 0.1%포인트(10bp)씩 금리를 올렸다.

외형상 보기에는 이들 회사들이 금감원의 구두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정면으로 거스른 모양새가 됐다.

이들은 인상 이유로 '4월부터 바뀌는 저축성상품 수수료 체계 변경에 따른 선제적인 매출 증대 계획', '업계 수준의 이율 부여', '영업 경쟁력 강화' 등을 꼽았다.

간단히 말하자면 '남들도 올렸는데 우리가 그만큼이라도 올리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여기서 남들은 삼성, 대한생명 같은 곳들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1월 저축성보험 공시이율을 이전보다 0.2%포인트 끌어올려 연 5.1%로 올렸다. 대한생명도 연 5.2%로 0.1%포인트 올렸다.

이들에 이어 동양생명 등도 0.1%포인트씩 공시이율을 인상했다. 이는 저축성보험 가입자를 늘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대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저축성이 아닌 보장성 보험 비중이 높은 상황인데도, 그간 신경을 덜 써 왔던 저축성보험 돈을 끌어 모으기 위해 이율 경쟁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같은 금리 경쟁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식은 명확하다. 보험사들이 대부분 국공채 위주로 굴리며 자산 운용부문이 조금 취약한데다 보유자산 가격 변동위험 능력에 대응하는 능력도 떨어진다는 것. 신계약이 크게 늘지 않고 새로운 경쟁자(농협)도 들어오는 상황에서 과열경쟁은 공멸로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위험대처 능력과 인지도가 떨어지는 중소형 생보사들은 위기의식에 이어 불만도 급증한다. 대형사 수준이라도 맞춰놓지 않으면 안 되는데 뒤늦은 행보가 도드라져 보일 수도 있게 됐기 때문이다. 또 이자율을 맞춰주다 보면 수익은 높더라도 고위험에 속하는 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법정공방이 예고되고 있지만 생보사들은 저축성보험 공시이율 담합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과징금을 물게 된 상황이다. 담합 조사협조에 늦었던 중소형사들은 이번에도 한발 늦었다고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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