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은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기업중 여신이 큰 기업에 대해선 의무적으로 채권은행측 대표를 공동관리인이나 감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지금은 기존 경영자가 부실 책임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도록 돼 있지만 이에 대한 견제장치는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와 기업 구조조정 실패 등 부작용을 낳는다는 지적이 적잖았다.
또 회생기업의 관리인이 회생계획을 달성하지 못하는 등 경영상 문제가 발생하면 해임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된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은행들로부터 기업구조조정 관련 애로 사항을 접수하고 '기업구조조정 효율화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 이같은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우선 기존 관리인 유지 제도(DIP:Debtor In Possession)를 포함, 기업 구조조정 제도 전반에 대한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DIP 제도는 기존 경영자가 부실 책임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기존 경영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하는 제도다. 기존 경영자의 경영 노하우를 활용하는 한편 경영권 상실에 대한 경영자의 우려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이 제도의 부정적 효과가 적잖다는 게 은행권의 판단이다. 기업들이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계획에 따라 원리금을 채권단에 갚고 부실자산을 매각하려는 자구노력 대신 원리금 탕감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법정관리를 택한다는 얘기다.
실제 2006년 DIP 제도 도입 후 법정 관리 신청은 한해 600여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만 해도 LIG건설 동양건설 등 대형사들이 채권단과 협의없이 법정관리행을 택했다.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DIP 제도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본다"며 "특별한 견제장치도 없어 경영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구조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선 관련 제도를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기존 경영진에 대한 채권단의 견제 장치를 만드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여신 규모가 큰 회생기업들에 채권단 대표를 파견하는 방안이나 채권단이 주기적으로 회생계획 이행사항을 보고받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