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증 등 재정 투입을 전제로 하는 '은행권 공동방안'에 반대
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이 빚으로 집을 산 뒤 어려움을 겪는 대출자, 소위 '하우스 푸어'를 위한 대책과 관련해 "은행권 공동으로 어떤 방안을 만드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들과 만나 "은행권 공동의 방안은 외부로부터 자금 지원이나 정부 보증 등을 전제로 할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재정이 투입될 단계가 아니다"면서 "은행 공동의 방안이 필요한 단계가 아니라 개별 은행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잘라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현재 상황이 정부가 개입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다고 최근 언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본지 9월20일 2면 보도<금융권 두 수장 '하우스푸어 대책' 입장차>참조) 부동산 시장동향과 원리금상환 추이 등을 볼 때 금융권이 공동으로 나서는 것은 형평성 시비나 불안감 조성 같은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수도권 주택가격이 35% 올랐다가 이후 2.5~3% 정도 빠지고 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4년 동안 가격이 22%나 폭락한 유럽과 상황이 다르다"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등 수치를 봐도 정부가 개입할 상황이 전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별 은행이 알아서 프리워크아웃이나 신용회복제도를 활용해 원리금을 못 갚는 사람들을 위한 지원방안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이 정부의 개입은 물론, 개입을 불러 올수도 있는 은행 공동의 하우스 푸어 대책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힘에 따라 은행권 공동의 대책이 마련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권에선 은행들의 공동 출자로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하우스 푸어의 집에 대한 관리·처분권 일부를 유동화해 거래하는 방식 등이 유력한 대책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유동화한 수익증권을 거래하기 위해서 외부투자자를 끌어오려면 보증이 필요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당장 정부 재정을 투입해야할 단계가 아니라는 인식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같다"며 "당분간 하우스 푸어 대책은 은행 자체 재원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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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금융위원회는 집값이 폭락하거나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돌발 상황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은 만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시장상황과 원리금상환 현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각각의 상황을 가정해 거기에 맞는 비상계획과 정책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