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060선 붕괴에 당국 '바짝 긴장'...선물환 규제 카드 '만지작'
원/달러 환율이 지난 2일 1070선을 내준 뒤 가파른 하락세로 11일 심리적 방어선인 1060선 마저 내줬다.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동결하며 원화절상 방어역할을 떠넘기면서 금리조정이 아닌 선물환 규제와 같은 외환당국의 조치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데 힘이 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3일 "선물환 규제 등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대응해야 하는데 관계기관과 협의를 하고 있고 늦지 않게 조치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규제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당국은 원/달러 환율이 1060선을 내준 이날 대책마련을 위한 회의로 분주했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전투태세'를 갖추고 타이밍만 저울질하고 있다던 당국이지만 갈수록 가팔라지는 원화절상 속도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당국이 원/달러 환율이 1060선 아래에서 출발한 11일 개입(추정)을 통한 방어에 나섰지만 환율하락 쏠림을 당해내기엔 역부족일 정도로 하락압력이 높았다. 이대로 두면 1050선 붕괴도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오는 실정이다.
현재로선 당국이 지난해 11월 25% 축소한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추가로 줄이거나 포지션 한도 산정기준일을 현행 월평균에서 매 영업일로 바꾸는 '카드'를 내놓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환율절상 속도는 물론 수준도 충분히 민감한 정도에 도달한 만큼 선물환 규제와 같은 비교적 강력한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은에서 금리조정을 통한 과도한 원화절상 방어를 다음 기회로 미룬 것도 역외 선물환 시장(NDF) 거래규제와 같은 조치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동결을 발표한 뒤 "이번 금통위에서 환율변화 효과에 대해 깊은 검토를 했고 변동폭이 지나치게 빠르다든지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은 미국, 일본의 양적완화와 미국의 재정절벽 회피를 위한 협상타결, 유로존 재정위기 완화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로 역외 투기세력이 NDF 시장에서 잇달아 달러매도에 나서 환율하락을 부추기는 주범이 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당국은 이에 NDF 시장을 직접 규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역외 투기세력이 달러를 매도할 때 이를 매수하는 거래 상대방인 국내은행을 규제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선물환 포지션 규제와 유사한 형태로 NDF 시장에서 은행의 포지션을 규제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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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의 거래규제로 은행이 역외세력의 달러매도를 이전만큼 충분히 받아주지 못하게 되면 NDF시장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도 자연스럽게 축소될 것이라는 계산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 외환시장 규모에 비해 역외세력이 갖고 있는 자금규모가 큰 데다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환율이 급변동할 때도 이들의 투기적 달러매도가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혔다"며 "외환시장에서 누가 얼마를 사고파는지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NDF시장 규제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7원 하락한 1054.7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1년 8월 2일(1050.8원) 이후 최저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