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가족의 좌충우돌 재테크]군인 전용 은행상품 봇물…군인 위한 전용카드도 각광

올해 26살인 나정보씨는 요즘 한 방송사에서 방영하고 있는 '진짜사나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6명의 연예인들이 군대에 입소해 겪는 좌충우돌 이야기에 열혈 시청자가 됐다. 늦은 나이까지 군대를 가지 않은 정보씨로서는 남일 같지 않은 내용들이다.
오래전 군대를 다녀왔던 정보씨의 삼촌, 나신용씨도 이 프로그램을 즐겨본다. 자신의 군시절 추억을 회상할 수 있고 변하고 있는 군대의 모습도 새롭게 느껴진다. 자연스럽게 정보씨와 신용씨의 대화도 늘었다.
특히 정보씨가 궁금한 게 많아졌다. "삼촌, 샘 해밍턴이 천국이라고 표현했던 충성마트(PX)에서는 어떻게 결제해? 군인들의 월급이 그렇게 많아? 내 친구는 군대에서 100만원을 저금했다고 하던데 그게 가능해?"
정보씨의 질문에 신용씨는 말문이 막힐 때가 많다. 자신이 군 생활을 할 때 월급은 채 1만원도 되지 않았다. 저금은 애시당초 불가능했다. 용돈이 모자라 형인 나머니씨에게 손을 벌렸던 적도 한두번이 아니다.
게다가 군인들이 가지고 있다는 카드는 뭔지. "요즘 군대 좋아졌네"라는 말만 거들 뿐이다. 신용씨조차도 잘 모르는 요즘 군대의 경제활동 이야기는 사병들의 월급이 점차 늘어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실제로 정부가 발표한 군인 보수현황에 따르면 올해 사병들의 월급은 지난해보다 20%씩 늘었다. 이등병 9만7800원을 비롯해 일병 10만5800원, 상병 11만7000원, 병장 12만9600원 수준이다. 최근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서 군대를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군대에서 100만원 저금하기 프로젝트
현재 현역병의 군 복무기간이 21개월, 그리고 사병들의 평균 월급이 11만원이라고 가정하면 군생활 중 수중에 들어오는 급여는 231만원이다. 이 중 절반만 저금하면 제대와 동시에 100만원을 쥘 수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에도 나왔지만 동료들과 PX도 가야하고, 야간 경계근무 후 먹는 이른바 '뽀글이'의 유혹도 떨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은행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군인 전용 상품들에 관심 가지면 어려운 일만도 아니다.

농협은행은 지난 8일 'NH진짜사나이적금'을 출시했다. 현역복무사병과 전환복무사병(교정시설경비교도, 전투경찰대원, 의무경찰대원, 의무소방원)을 대상으로 한 적금이다. 이 상품의 가장 큰 매력은 최대 3%p에 이르는 우대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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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대금리 항목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고 보유하고 있을시 2.8%p, 급여이체시 0.2%p, 농협카드를 가지고 있으면 0.2%p, 농협은행에 처음으로 가입하면 0.2%p 등이다. 적용되는 최대 우대금리는 3%p다.
지난 7일 기준으로 2년제 적금 기준 기본금리가 2.9%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고 연 5.9%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쏠쏠한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적립금액도 월 1000원~5만원 범위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이 같은 상품은 다른 은행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신나라사랑적금'도 그 중 하나다. 신나라사랑적금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최고 연 5.5%의 금리혜택을 제공한다. 적립금액은 월 1000원~10만원 범위에서 정할 수 있다.
이 밖에 우리은행의 '우리국군사랑적금(최고 연 5.6%)', KB국민은행의 'KB국군장병우대적금(최고 연 5.5%)'도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군인들을 대상으로 '군인생활안정자금대출'이라는 여신상품도 운용 중이다.
실제로 각 은행들은 최근 군 부대를 직접 찾아 상품 가입을 권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군인들을 위한 상품들은 금리가 높지만 수신액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부담도 적다"며 "미래 고객을 위한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군(軍)테크' 외에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 등도 활발해지고 있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제주지역 부대에서 '맞춤형 금융상담' 행사를 진행했다. 학자금대출에 대한 고민이 많은 군인들을 위한 상담 등이 이뤄졌다.
금감원은 지난 8일 국방대학교와 '금융교육 및 금융상담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장교들이 군 부대에 복귀할 때 사병들을 대상으로 금융교육을 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법을 전수하기 위해서다.
◇"요새 군대 가면 카드를 준다던데"
예능 프로그램 '진짜사나이' 첫 방송 때 샘 해밍턴은 보급품을 받으러 가면서 '나라사랑카드'를 지참하지 않아 분대장으로부터 질책을 받았다. 2000년대 중반 이전에 입대했던 사람이라면 "나라사랑카드가 뭐지?"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다.
나라사랑카드는 지난 2007년 처음으로 발급됐다. 군인들의 월급 관리 및 결제 등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다. 신분증의 기능도 함께 갖춰 일종의 다기능 스마트카드로 불린다. 일반인들이 징병검사를 할 때 발급받을 수 있다.

나라사랑카드는 군대에 입소와 함께 필수품으로 자리잡는다. 대부분의 군인들은 나라사랑카드를 통해 월급을 받는다. 휴가비 등 여비도 마찬가지다. 아울러 PX, 전화 등 군내 복지시설의 결제수단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현금카드뿐 아니라 체크카드로도 발급받을 수 있다. 나라사랑카드의 체크카드는 신한카드에서 발급한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200만장 이상의 나라사랑카드 체크카드가 발급됐다.
기능 측면에서는 일반적인 체크카드를 압도한다. 부대 내에서는 PX 등에서 결제 용도로 사용하는데 국한되지만 휴가를 나왔을 때는 여러 혜택이 부여된다. 우선 체크카드 발급자에 한해 단체 상해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나라사랑카드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급여계좌를 신한은행으로 설정한 군인들은 외출, 외박, 휴가 때 상해를 당하면 최대 1000만원 범위 내에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사병 외에 전투경찰 및 해양경찰순경, 의무소방원 등도 해당된다.
이 밖에 서울랜드, 롯데월드 등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 50% 할인, CGV 영화관 1500원 할인, 아웃백스테이크 20% 현장할인, 온라인서적 2000원 캐시백 할인, 토익 응시료 2000원 할인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나라사랑카드는 군 제대 후에도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 예비군 훈련소집을 예약할 때 신분증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예비군 훈련여비도 나라사랑카드로 받을 수 있다. 예비군 훈련여비를 현금으로 받기 위해 줄을 서던 모습도 점차 사라질 전망이다.
군인들을 위한 카드는 나라사랑카드만 있는 게 아니다. 기업은행은 지난 3월 직업군인들을 대상으로 '참! 좋은 전우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로 PX와 군휴양시설 등에서 결제하면 10%를 청구할인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클럽에서도 5%를 청구할인해주며, 이동통신요금을 자동이체하면 3%를 할인받는다. 군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법한 "요즘 군대 좋아졌네"라는 말은 거짓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