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계열사', 단독 입찰로 매각 가능…우리은행, 모든 가능성 열어놓고 매각시도
금융당국이 26일우리금융민영화 방안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개별 자회사들의 실제 매각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금융당국은 이번에는 반드시 판다는 각오로 '시장수요에 맞춰' 분리매각 방식을 선택했다. 남상구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매각 흥행 가능성에 대해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남은행 '과열' 걱정, 광주은행 '관심' 기대
먼저 7월부터 바로 매각절차에 돌입하는 지방은행 계열 가운데 경남은행은 인수 후보가 가장 확실하다.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사활을 걸고 인수전을 준비 중이다.
지방은행 1, 2위인 부산과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여부에 따라 향후 업계에서 지위가 완전히 달라진다. 벌써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지역 간 정치문제로 비화될 소지마저 적잖다.
일각에서는 정치적 논란을 피하기 위해 광주와 경남은행을 묶어서 일반 시중은행에 파는 시나리오까지 점치고 있다. 하지만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날 "광주와 경남은행을 같이 파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최고가 입찰 원칙을 중요한 가치로 두고 법에서 정한 원칙에 따라 투명하게 매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광주은행은 인기가 없는 편이다. 다만 촘촘한 호남 영업망을 노리는 일반 시중은행 등이 나설 가능성은 있다. 지난 2010년 매각 당시에는 중국 공상은행이 인수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지방은행의 해외매각에는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광주은행이 끝내 팔리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은행 자회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금보험공사(예보) 소유의 지방은행으로 당분간 남게 된다.
◇증권 계열사, 유효경쟁 없어도 매각 가능
증권 계열은 다시 세 부분으로 나뉜다. 우리투자증권에 자산운용과 아비바생명, 저축은행이 포함되고 부실자산관리사인 에프앤아이(F&I)와 여전사인 파이낸셜은 각각 개별 매각을 추진한다.
공자위가 자산운용과 아비바생명, 저축은행은 개별 매각이 힘들다고 판단한 반면 F&I와 파이낸셜은 잠재적 인수자가 있다고 본 셈이다. 파이낸셜은 수입차 리스 부문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고 F&I도 10여년간 자산관리 노하우를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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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들 증권 계열사는 유효경쟁 없이 단독 입찰로도 팔 수 있다. 다른 매물과 달리 매각 주체가 우리금융이라서 국가입찰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만큼 매각 가능성은 더 높아지지만 헐값 매각 시비나 특혜 논란이 생길 수도 있다.
당장 눈에 띄는 인수후보는 KB금융과 NH농협금융 등 비은행 계열사의 강화를 추진하고 있는 금융지주사들이다. 교보증권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교보생명도 후보다.

◇인수 후보 마땅찮은 우리은행, "최소입찰 규모 30% 고집 안 한다"
우리은행은 지방은행과 증권 계열에 이어 마지막으로 판다. 증권계열 중 팔리지 않은 곳들과 우리카드, 우리PE, 우리FIS, 금호종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등이 우리은행의 자회사로 함께 매각된다.
우리은행은 사실 현재로서 인수후보가 마땅치 않다. 앞서 자회사를 떼 내 팔아 몸집을 줄인데다 지주와 합병 후 '은행' 형태로 매각해 법적 규제를 최소화시킨 만큼 금융당국은 후보들이 나설 것으로 기대한다.
KB금융을 비롯해 과거 입질을 했던 몇몇 사모투자전문회사(PEF)들이 거론된다. 은행이 없는 교보나 한국투자금융지주 등도 후보군으로 이름을 올린다.
하지만 뚜렷한 인수 후보는 없다. 무엇보다 저금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주요 금융회사들이 대형 인수합병(M&A)을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가 많다.
한 금융지주사 고위관계자는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 보험 등 전반적으로 수익이 반 토막 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느 누구도 쉽사리 인수에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도 시간을 두고 우리은행의 구체적 매각 방안을 정한다는 계획이다. 최소입찰 규모 역시 내년 1월 우리은행 매각절차 개시 시점의 시장상황 등을 감안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신 위원장은 이날 "지방은행과 증권계열 매각결과에 따라서 (우리은행) 매각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며 "최소입찰 규모 등을 그때 상황 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자위는 잠정적으로 예보의 우리은행 보유 지분 56.97%를 모두 파는 1안과 30% 이상 매각하는 2안을 두고 있지만 모든 방법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이다. 손병두 공자위 사무국장은 "시간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최소입찰 규모를 미리 정해서 우리 스스로 제약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은행을 '주인 없는' 은행으로는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다. 신 위원장은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줘야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