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직장생활 30주년, 전경혜 BC카드 경영관리실장

전경혜 BC카드 경영관리실장(52·전무)에게 지난 1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전 전무는 대학에서 계산통계학을 전공한 뒤 1983년 7월 1일 KT에 입사했다. 지난 1일이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30주년 되는 날이었다.
지금이야 국내 여성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서고 여성 대통령까지 배출한 시대지만 과거 여성에게 직장생활은 호락호락한 일이 아니었다. 여성에 대한 차별 역시 심했다.
그만큼 유리천장을 뚫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전 전무는 입사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에 금융권에서 보기 드문 여성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됐다. 올해 초 KT의 계열사인 BC카드 CFO로 자리를 옮긴 전 전무를 서울 서초동 BC카드 본사에서 만났다.
"지난 1985년에 KT 본사로 발령을 받았는데 당시 수천명의 본사 직원 중에서 여성 정규직은 2명에 불과했습니다. 차별이 심했고, 승진을 해도 호칭은 '미스 전', '전 양' 이었어요. 더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사상의 불이익을 당한 일도 있었다. 다른 부서에서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전 전무를 받아주지 않는 일 역시 비일비재했다.
큰 위기도 있었다. 재무실 소속이었던 전 전무는 지난 1990년대 말 전화세를 부가가치세로 전환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KT로서는 당시 전사적으로 가장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2년 간 매일같이 야근이 이어졌다.
일에 매달리다보니 결핵까지 찾아왔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전 전무의 위상은 한층 높아졌다. '미스 전'의 성공 스토리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전 전무는 이후 재무실을 떠나 KT에서 컨설팅지원담당, 윤리경영실 윤리경영담당으로 경력을 쌓아갔다. 2010년에는 KT 광주마케팅단장에까지 이름을 올렸다. 65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책임지는 자리였다.
전 전무는 "재무실, 윤리실의 경험과 함께 광주마케팅단장으로 근무하면서 현장까지 알게 된 것은 소중한 자산이었다"고 말했다. 전 전무는 3년간 꼴찌였던 광주마케팅단을 '우수단'으로 탈바꿈시키면서 또다시 능력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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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KT에서 상무로 승진한 전 전무는 BC카드의 CFO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있다. 전 전무가 BC카드로 온 것은 필연에 가까웠다. 실제로 직장생활 30년 중 재무경력만 20년에다 마케팅 업무까지 두루 섭렵한 임원은 흔치 않았다.
전 전무는 BC카드에서의 생활이 "신입사원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처음으로 이직이라는 것을 경험해봤고, 통신사와 카드사의 업무환경이 워낙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전무가 KT와 BC카드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적임자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전 전무는 "CFO를 흔히 기업 미래의 건축가로 일컫는데 건축가로서 장래를 내다보고 설계도 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카드업의 경영환경이 좋지 않지만 수익 다각화를 통해 BC카드의 옛 명성을 찾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