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건수에 따라 車 보험료 달라진다···24년만에 대수술

사고 건수에 따라 車 보험료 달라진다···24년만에 대수술

신수영 기자, 박종진
2013.11.21 05:30

툭하면 보험처리, 보험금은 '눈먼 돈' 인식에 전체 보험산업 멍든다…선진국형으로 전환

한 자동차보험회사 조사파트 직원들이 회사의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조회하고 있다/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한 자동차보험회사 조사파트 직원들이 회사의 보험사기방지시스템을 조회하고 있다/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사고건수에 따라 보험료를 올리는 사고건수제가 전격 도입되면서 24년 만에 자동차보험 할인할증 체계가 완전히 바뀐다.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 개별할인할증체계 변경으로 노리는 효과는 '사고위험도에 따른 보험료 부과'다. 이를 통해 교통사고를 예방하고, 자동차보험 수익성도 개선해보자는 것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이번 개별할인할증체계 변경 작업의 기본 목표는 사고를 많이 내는 사람은 보험료를 더 내고, 덜 내는 사람은 보험료를 적게 내도록 하자는 취지다.

예컨대 평소 안전운전을 해왔던 운전자라도 사망사고를 냈을 경우 4점의 점수가 매겨져 등급이 4등급이나 내려간다. 등급이 낮을수록 보험료는 할증, 즉 비싸진다.

반면 평소 거친 운전을 하는 운전자라도 자신의 물적 사고 할증기준(50만~200만원) 아래에서 사고를 낼 경우 0.5점이 올라가 등급 변동이 없다. 보험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1등급 간 보험료 차이가 5~7%임을 감안하면 단 한 번의 사고로 여러 차례 사고를 일으킨 사람보다 더 비싼 보험료를 내야하는 '억울한' 대인사고 운전자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현 체계는 인적사고의 경우 가벼운 사고에도 할증이 많이 되지만 물적 사고에는 관대한 측면이 있다"며 "운전자로서는 한 번의 인적 사고에 보험료가 크게 뛰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금처럼 사고점수가 아닌 사고건수로 할인할증체계를 바꾸면 사고 건수에 따라 보험료가 조절되므로 난폭운전 등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보험료 부과의 형평성을 꾀하는 한편 교통사고 예방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보험료 과다할증을 둘러싼 민원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자동차보험의 수익성 개선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손보업계는 그동안 협회와 함께 교통사고 줄이기 캠페인 등으로 손해율(지급 보험금/수입 보험료)을 낮추는 데 힘을 쏟아왔다. 이들의 대표적인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은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손보사들의 고민거리가 된 지 오래다.

이미 2012회계연도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적자가 6300억 원을 기록하면서 누적적자가 무려 8조원을 넘어섰다. 2012회계연도 84%(누적)를 기록한 손해율은 지난 7~8월 88~89%까지 치솟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연성 보험사기(모럴헤저드)와 교통사고 증가 등이 있다고 업계는 분석한다. 경미한 사고를 보험 처리하는 과정에서 죄의식 없이 보험금을 부풀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사고의 중대성보다 건수 자체를 기준으로 삼는 사고건수제가 시민의식 선진화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선진국은 대부분 사고건수제를 실시하고 있다. 보험금이 많이 지급되는 대형사고 유발자에게 많은 보험료를 물리는 현행 방식은 오히려 후진국형 모델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밀하게 통계를 분석해보면 대형 사고를 낸 사람들은 오히려 다음부터 운전을 조심하기 때문에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낮다"며 "자동차 보급률이 낮고 대형 사망사고가 많은 후진국에서나 사고금액을 기준으로 하는 할증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사고건수제를 도입하려던 시도는 10년 전에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보험료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중단됐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제도개편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 운전자들은 오히려 보험료가 더 내려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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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기자

재계를 맡고 있습니다. 개인이 잘되고 기업이 잘되고 그래서 나라가 부강해지는 내일을 위해 밀알이 되는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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