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루 직원도 최소 10여명 이상
국민은행에서 발생한 90억원 국민주택채권 횡령 사건 연루자 중에는 감찰반 소속 직원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당초 3명으로 알려졌던 것과 달리 연루자가 최소 10여명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횡령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난 23일 국민은행 감사 관련 고위임원이 골프장에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주택기금을 관리하는 국토해양부는 국민은행과 금융감독원에 상환된 국민주택채권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청했다.
26일 국민은행 등 금융권에 따르면 본점 직원이 국민주택채권을 위조해 90억원을 횡령한 사건의 연루자 중에는 감찰반 직원 최모씨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찰반은 이건호 은행장 직속 부서로 직원들의 비위 행위를 적발해 행장에 보고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최모씨도 현재 대기발령 상태다.
본점 직원 1명과 영업점 직원 2명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 연루자는 최소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도 직원 40여명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조사 결과 연루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검사 중인 사항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그러나 상식적으로 고작 몇 명이서 그렇게 많은 금액의 횡령을 저질렀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밝혔다.
국민은행 내부에서는 횡령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면 사건 연루자 수가 대폭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울러 횡령에 동원된 국민주택채권의 개수가 1000여 장에 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지 현금화가 이뤄진 영업점에 근무했다는 이유로 다수 직원들이 직·간접적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국민은행은 "현재 조사 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 관련 내용을 철저히 조사해서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 감사 관련 고위임원은 이 사건이 터진 지난 23일 오전 경기도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고 있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같은 시간 국민은행 본점에서는 비상대응지침에 따라 긴급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었지만, 정작 내부 감사를 책임지고 있는 고위 임원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박지우 부행장(등기임원) 주재로 회의가 열렸고 여기에 감사업무를 담당하는 부장이 참석했다"며 "회의는 실무 부장급이 참석 대상이었기 때문에, 상급자인 임원은 반드시 참석할 필요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독자들의 PICK!
그러나 본점 직원의 거액 횡령이라는 사안의 심각성으로 인해 핵심 관련부서인 신탁기금본부와 전략본부에서는 실무부장 대신 본부장급 임원들이 참석했던 것에 비춰볼 때, 감사 담당 임원이 자리를 비운 채 골프장으로 향했다는 의혹에 대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임원은 "당일 오전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서 외부에 있었으며 골프를 치지는 않았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