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앨수도 놔둘수도 없는 금융권 '계륵'"…全 금융권, 대출모집인 관리강화 방안 검토

사상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터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출모집인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출모집인이 불완전판매와 고금리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온데 이어 정보유출의 통로로도 떠오르고 있는 탓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뿐만 아니라 제2금융권까지 포함하는 대출모집인 관리강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회사로부터 업무위탁을 받아 돈을 빌릴 사람과 금융회사를 연결해주는 대출모집인이 최근 소비자 정보유출의 매개로 부각되고 있다.
대출모집인은 말 그대로 대출을 중개해주는 대가로 금융회사에서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보다 많은 고객 확보를 위해 개인정보가 필요하다. 동시에 소비자의 대출정보를 늘 접하기 때문에 언제든 정보를 유출시킬 수도 있다.
작년 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한국씨티은행의 고객정보 13만여건이 대출모집인을 통해 유출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번 KB국민카드, 롯데카드, NH농협카드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도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불법수집자-대출광고업자-대출모집인'으로 개인정보가 흘러가는 구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모집인 제도 자체는 외국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수많은 사람의 일자리와도 연결돼 있어 없애버릴 수는 없다"며 "하지만 불완전판매 시비가 끊이지 않고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계속 터져 이대로 내버려둘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출모집인 수가 많은데다 모집조직도 여러 단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경우가 많아 당국이 일일이 관리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금융권의 '계륵(鷄肋)'과 같다"고 말했다.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은 요즘 다소 주춤하지만 근래 수 년 동안 꾸준히 늘었다. 작년 9월 말 기준 은행과 저축은행, 할부금융, 보험의 대출모집인은 모두 1만6515명(법인소속 9119명)으로 이들이 작년 1~9월까지 모집한 대출실적은 총 41조9000억원이다. 같은 기간 전체 대출액의 25.7%에 달한다.
대출모집인이 챙기는 수수료는 신용대출 기준으로 은행권이 평균 1.48%, 할부금융과 저축은행은 4.94~6.24%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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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점검 결과 대출모집인을 통한 대출은 연체율이 높아 부실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이달 초 은행권에 대출모집인 신용대출에 대해 여신심사를 강화해 리스크 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라는 지도공문까지 내려 보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대출모집인 활용을 가급적 줄이라는 방침이다. 작년 말 대출모집인 대신 은행 내 유휴인력을 적극 활용할 것, 대출모집인 관리 전담 임원을 둘 것, 대출모집인 교육을 강화할 것 등을 지도하기도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은 물론 제2금융권까지 포함해 전 금융권에 걸친 대출모집인 관리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며 "구체적인 방안 마련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