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태 '반사이익vs 동반역풍'...엇갈린 희비

카드사태 '반사이익vs 동반역풍'...엇갈린 희비

권다희 기자
2014.01.24 05:30

카드제조사 주문 급증에 공정 풀가동...보험사 텔레마케팅은 매출 반으로 '뚝'

#. 한 보안솔루션 개발 업체 대리는 이번 주 들어 내내 야근이다. 카드사 고객 정보 유출 사태를 '기회삼아' 이 업체가 공격적인 영업에 나선 때문이다. 반면 보험사 텔레마케터 K씨는 이번 주 들어 부쩍 늘어난 '까칠한' 고객들로 업무가 녹록치 않다. 정보유출 사태 이후 '내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아 냈느냐'며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급증한 여파다.

전례 없는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로 업종별 희비가 뚜렷이 교차하고 있다. 카드제조업체들과 보안업체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보험사 등 고객정보 활용이 핵심인 기업들은 찬바람을 피하기 힘들어졌다.

바이오스마트,옴니시스템(863원 ▲5 +0.58%),아이씨케이등 카드 제조업체들은 대표적인 수혜업체다. 일부 업체들은 정보유출 카드3사의 카드 재발급 급증으로 밀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 위해 카드 제작 전반부 공정을 풀가동한 상태다.

한 카드 제조업체 관계자는 "아직 추가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정확히 파악할 순 없지만 평소의 5~6배 정도로 주문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주문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정보유출이 안 된 카드사까지 덩달아 주문을 앞당겨 전체 주문이 연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2월이나 길면 1분기까지 주문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1분기 매출이 월등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안솔루션 개발 업체들도 바빠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안솔루션 업체들이 영업대상으로 삼는 기업고객들은 연단위로 계획을 짜 관련 투자를 하기 때문에 사태가 터졌다고 해서 가시적으로 주문이 늘어나진 않는다"며 "그러나 이 분야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문의가 늘어나자 지금을 영업 확장 기회로 삼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해당 3사를 제외한 기타 카드사도 어느 정도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현대증권은 23일 보고서에서 개인정보 유출이 삼성카드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분석했다. 3사가 영업정지 된 3개월간 단기적인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고 3사에 대한 신뢰 하락이 장기적인 시장점유율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증권은 해당 3개 카드사의 시장점유율(개인 신판 기준)이 지금보다 4분의 1 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3개사의 시장점유율은 33% 수준이다.

3사에 포함되지 않은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사태 탓에 다른 카드사로의 갈아타기가 눈에 띄게 늘어나진 않겠지만 점유율 확대 등 다소간의 긍정적인 반사이익이 예상 된다"고 말했다.

다만 카드시장 전체 파이가 작아질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전체적인 영향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증권은 시장 파이가 1% 줄어들 때 삼성카드의 연간 세전이익이 30억 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고객정보가 영업의 핵심인 보험사 등 여타 금융사는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의 경우 텔레마케팅(TM) 부서 매출이 이번 주 들어 반 이상 줄었다. 전화를 받는 고객들의 경계심이 카드 사태를 계기로 급격히 고조됐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산하 한 보험사는 이번 주 들어 벌써 이번 사태와 관련해 두 차례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선 자체 전산이 허술한 대리점의 개인정보 보호 방안 등이 논의 됐다.

한 보험사 영업점 지점장은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 때문에 분위기가 매우 경직돼 있다"며 "지금까지 가입 등 영업하는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이용하던 정보들을 조심히 다루느라 영업진행 속도가 굉장히 느려졌다"고 말했다.

이전엔 대면 창구 고객들에게 보험설계 전 개인정보 이용 동의를 구두로 받는 게 관행이었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고객에게 자필로 서명을 직접 받는 등 절차를 철저히 지키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 쇼핑몰 업체들도 보안과 관련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매출액의 90% 이상이 카드 결제인 오픈마켓 옥션은 카드정보 유출사고 이후 보안 인력을 추가 투입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카드 사태와 관련해 직접적인 매출 타격은 거의 없다고 밝혔으나 이번 사태로 불안감이 고조된 소비자들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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