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자동차보험 요율의 합리적 개선

[기고]자동차보험 요율의 합리적 개선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2014.01.29 05:30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과 교수
김헌수 순천향대 금융보험과 교수

자동차 2000만대 시대에 자동차보험은 사실상 모든 국민이 가입해야하는 '복지보험'이다. 그런데 자동차보험 적자가 9000억원에 육박하면서 보험업계와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민영보험과 사회보험이 혼재되어 있는 자동차보험은 '위험수준과 따라 보험료'를 부과하는 보험 원칙뿐만 아니라 사회복지 및 물가 등 경제적 효과도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이해관계방정식'이다.

제도의 큰 틀 개혁은 많은 시간과 논의가 필요할 수 밖에 없지만, 자동차보험 요율 자체의 불합리한 부분은 좀 더 신속한 개선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예가 할인할증체계이다.

현재 할인할증체계는 사고(피해)금액의 경중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거리에 차가 별로 없어 쌩쌩 달리던 시절 그리고 고급차가 드물어 모든 차량의 수리비가 거의 유사한 시절에 적용했던 방식이다. 하지만 현 체계는 동네 골목길까지 차량으로 꽉 차 경미한 사고가 빈번하며 고급차량의 증가로 수리비가 천차만별인 오늘날 현실에는 불합리하다.

예를 들어 부주의로 접촉사고를 냈는데 상대차량이 외제차라 수리비가 500만원인 경우와 소형차여서 수리비가 50만원인 경우를 생각해보자. 외제차를 추돌했다고 해서 소형차를 추돌한 경우보다 위험도가 클 수는 없지만 현 제도는 외제차를 추돌하면 할증이 더 되는 불합리한 구조이다.

물론 대형 사고를 낸 사람이 위험도가 더 높고,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할인할증제도의 취지는 사고 결과를 기준으로 손해액에 따라 페널티를 부과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운전자의 향후 사고 가능성에 맞게 보험료를 공평하게 부과하고, 안전운전을 유도해 사고예방 효과를 거두는 데 있다. 통계적으로 보면 운전미숙이나 부주의의 결과는 일차적으로 사고의 크기 보다는 사고의 빈도로 나타난다. 사고의 크기는 우연적으로 결정 된다고 보는 것이 연구자의 최근 통설이다. 사고 크기(피해 금액)은 사고의 최종 결과로서 운전자의 통제범위를 벗어나 할인할증의 기준으로 좋은 지표가 아니다.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물론 일본과 중국도 사고건수별 할인할증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보험사가 할인할증을 자유롭게 결정하는 미국 조차도 사고 건수를 중요한 할인할증 요소로 고려한다. '사고크기별' 할인할증체계는 과거 사고사실에 대한 징벌적인 기능은 할 수 있어도 장래 사고위험을 제대로 반영할 수는 없다.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고려한다면 '사고건수별' 할인할증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론적으로 우월한 사고건수별 할인할증제도도 단점이 있다. 사고건수별로 전환되면 보험처리하지 않고 운전자끼리 자가(현금) 처리하는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고, 경미한 대물 접촉사고와 인사사고를 등가로 평가한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실제 사고건수별 할인할증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이런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시민에게 잘 알려야 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다수 차량을 보유한 가입자에게 주는 할인제도이다. 여러 대 차량을 보유한 사람이 한 대만 보유한 사람보다 사고위험이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동일한 계약자가 소유한 차량이라도 차량별로 실제 운행자가 다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10년 무사고라고 해서 그 아들까지 10년 무사고 경력으로 간주해서 할인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 할인할증체계의 개편을 통해서 자동차보험도 더 공평해지고 운전자의 안전운행 문화도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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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화순 기자

안녕하세요. 금융부 권화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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