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저축은행 업계 사람들을 만나면 "어렵다", "경기회복 말고는 답이 없다", "이러다 저축은행은 사양산업이 되는 것 아닌가 모르겠다" 등 우울한 이야기들을 많이 했다.
2000년대 중후반 무리한 PF(프로젝트파이낸싱)대출 등으로 부실이 발생하면서 수십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아야 했던 저축은행 사태 이후 업계가 크게 위축돼고, 저성장·저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도 여전히 업계 상황은 좋지 않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가 조금 달라진 모습이다. 오랜 기간 침체돼 있던 업계가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분위기 전환을 이끄는 것은 올해 저축은행 업계에 진출한 대부업체들이다.
대부업체의 저축은행 업계 진출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많았다. 여전히 대부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았고, 비제도권 금융에 자리를 내준다는 것에 대한 자존심 문제도 있었다. 동시에 자본력과 영업력을 갖춘 대부업체들로 인해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는 현실적인 걱정도 있었다.
이러한 우려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실력을 갖춘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 업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한 것도 사실이다. 이들 대부업체들의 업계 진출 초반인 요즈음, 실제로 이러한 긍정적 효과들도 나타나고 있다.
과거 저축은행은 시중은행 보다 높은 예·적금 금리로 고객을 유치했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서는 금리 경쟁력이 사라지면서 고객의 발길이 줄었다.
그런데 대부업체 러시앤캐시가 설립한 OK저축은행은 3%대 정기예금, 4%대 정기적금 등을 연이어 선보이며 저축은행 업계로 다시 고객의 발길을 돌리고 있다. 특판상품인 정기예금은 3일만에 다 팔리는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웰컴론이 세운 웰컴저축은행은 대부업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관계형 금융 상품들을 출시했다. 대부분 중금리대 대출 상품들이 담보를 필요로 하는 것과는 달리 웰컴저축은행은 자체적인 정성적 평가 시스템을 통해 담보 없이 중금리대 대출 상품을 취급하면서 고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초반 분위기 만으로 업계가 다시 살아난다고 말하기는 이르다. 여전히 대부분의 업체들은 수익 문제와 미래 먹거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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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대부업체들의 저축은행 진출이 침체된 업계에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분위기를 살려 다시 활력을 찾고 대표 서민금융 기관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업계가 해결해가야 할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