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축은행 업계의 조심스러운 핀테크

[기자수첩]저축은행 업계의 조심스러운 핀테크

김상희 기자
2015.02.22 17:55

"작년 저축은행 업계의 가장 큰 화두가 '관계형 금융'이었다면, 올해는 '핀테크' 아닐까요?"

최근 만난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업계에서 가장 이슈가 될 것 중 하나로 조심스럽게 핀테크를 꼽았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이 합쳐진 말로, 저축은행 뿐 아니라 금융권 전체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관계자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한 것은 아직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핀테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누구도 명확하게 답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핀테크 활성화를 강조하며 간담회를 여는 등 다양한 지원책 마련에 나서고 있고, 시중은행, 카드사 등은 너나 할 것 없이 핀테크 시대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저축은행 업계에서 핀테크는 아직도 먼나라 이야기 같다.

그나마 SBI저축은행 정도가 핀테크와 관련해 가끔 이름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핀테크와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이 있어서가 아니라 자산 규모 1위로 업계를 대표한다는 점과 함께 모기업인 일본의 SBI홀딩스가 일본 최대의 인터넷전문은행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야기가 될 뿐이다.

다른 금융업권에 비해 저축은행 업계에서 핀테크 관련 이야기가 적은 것은 대부분의 저축은행들이 규모가 작고 영세해 새롭게 무엇인가를 시작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고객들도 결제계좌 보다는 예·적금, 대출 등을 위해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그동안 핀테크가 활용되고 있던 간편결제 서비스 등과 업무가 맞지 않아서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최근 1~2년 사이 업계 부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해 오고 있다. 수십개 저축은행이 문을 닫아야 했던 저축은행 사태의 수습이 마무리 돼 가는 것에 맞춰 침체된 업계를 살리기 위해 영업점 개설 기준 완화, 다양한 새로운 사업의 허용 등을 통해서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핀테크를 외면하지 못하고 조심스럽게 올해의 화두로 꼽아보는 것도 업계 부활에 보다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일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가 최근 핀테크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어떻게 하면 업계에 적합하게 핀테크를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를 시작한 것도 같은 이유다.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으로 다가온 핀테크가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당국과 업계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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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혁신전략팀 김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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